Salon

자비와 연민

말씀살롱 2025. 6. 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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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5일 수요일 / 나는 왜 늦게 잠을 자는가 

 

사실 나는 개인적 용도로 만들어 둔 좌우명이 하나 있다. “큰일에 임해서는 자신의 원칙들을 세워 그에 따를 것이되, 작은 일에는 그저 자비심이면 족하다.” 슬픈 일이지만 사람은 타고난 천성의 결함을 메우기 위해서 좌우명을 만든다. 나의 경우, 내가 말하는 자비심이란 차라리 무관심이라 불러 마땅하다. 그 효과는, 짐작이 가겠지만, 별로 신통한 것이 못 된다. (알베르 카뮈, <디 에센셜 : 안과 겉> - 밀리의 서재, 김화영 옮김, p.47) 

 

은퇴하신 선생님은 자주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정확한 문장은 생각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이야기였다. 본질적인 것은 끝까지 붙들고 가되, 비본질적인 것은 자유롭게 내버려둔다는 말이었다. 이 말은 성 어거스틴이 한 말로 알려져 있는데 완전하지 않은 문장이지만 그의 말은 대략 이러하다. "본질적인 것에는 철저히 붙들리고,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로워야 한다." 선생님께서는 분명 어거스틴의 말을 인용했던 것이리라. 이 말에는 삶을 어떠한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가 잘 담겨 있다. 오늘,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문학에서 발견하게 됐는데 그 발견은 알베르 카뮈의 이야기를 통해서였다. 카뮈는 "큰일에 임해서는 자신의 원칙들을 세워 그에 따를 것이되, 작은 일에는 그저 자비심이면 족하다."라고 말했다. 카뮈는 생에 큰 변화를 일으킬 커다란 일이 아니라면 작고 사소한 문제들은 자비나 연민의 감정으로 대하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선생님이 하신 말씀과 어거스틴이 한 말 그리고 카뮈가 한 말은 다 같은 말임이 분명하다. 살다 보면, 큰 문제보다 작은 문제를 훨씬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작은 일들은 절대 작은 일이라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대가들이 한 이 말은 참 중요한 말이리라. 본질을 흔드는 큰 일이 아닌 이상, 비본질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자비와 연민으로 대하면 충분하다. 작은 일들에 너무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한다. 

 

 

말씀살롱 l 잔잔한 묵상의 시간

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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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에센셜: 알베르 카뮈(교보문고 특별판)
■ 당신이 지금 만나야 할 알베르 카뮈, 소설×에세이를 한 권에 읽는다! 민음사와 교보문고가 함께 기획한 ‘디 에센셜’ 시리즈는 세계적인 작가의 대표 소설과 에세이를 한 권에 담아, 이 책을 읽은 독자 누구든 단 한 문장으로 작가의 특징을 정의할 수 있게 큐레이션 한 시리즈다. 조지 오웰, 버지니아 울프, 다자이 오사무,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르만 헤세, 김수영에 이어 소개하는 일곱 번째 작가는 마흔네 살이란 젊은 나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실존주의
저자
알베르 카뮈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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