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 Note / 요엘서 (1)] 피조세계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20250410 청파교회 새벽설교
피조세계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요엘서 1장 5-7절>
5. 술을 즐기는 자들아, 깨어나서 울어라. 포도주를 좋아하는 자들아, 모두 다 통곡하여라. 포도 농사가 망하였으니, 새 술을 만들 포도가 없다.
6. 셀 수 없이 많고 강한 메뚜기 군대가 우리의 땅을 공격하였다. 그들의 이빨은 사자의 이빨과 같고, 날카롭기가 암사자의 송곳니와 같다.
7. 그들이 우리의 포도나무를 망쳐 놓았고, 우리의 무화과나무도 그루터기만 남겨 놓았다. 나무 껍질을 다 벗겨서 그 줄기가 모두 하얗게 말랐다.
요엘서의 어려움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요엘서 1장입니다. 요엘은 예언서 가운데 세 장으로만 이루어진 짧은 성경입니다. 물론 (곧 다루게 될) 오바댜서 같이 한 장으로만 이뤄진 성경도 있습니다만, 요엘서도 매우 짧은 성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요엘서가 가진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은 무엇하나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이 없다는 점입니다. 구약성경에는 요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이 12명 등장합니다. 그런데 누구도 예언자 요엘과 동일한 인물로 여겨지진 않습니다. 더구나 요엘의 아버지인 브두엘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요엘서의 어려움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요엘의 활동시기를 알려주는 단서도 찾기 어려운데, 그가 활동한 시기는 학자에 따라 대략 주전 9세기에서 주전 4세기 전반까지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 요엘서에 예루살렘 성전과 성벽에 관한 내용이 등장하는데, (성전이 다시 세워진 시기는 주전 515년이고, 성벽이 재건된 시기는 445년이기에) 이로 미루어 보았을 때, 요엘의 활동 시기는 대략 4-5세기 정도가 맞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1)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
요엘 이름의 뜻은 ‘여호와는 하나님이시다.’입니다. 그는 여호와만이 참 하나님임을 드러내는데, 그의 주장은 그가 전하는 심판 메시지를 통해 잘 드러납니다.
요엘서의 핵심 메시지는 ‘주님의 날’의 도래입니다. 미래에 ‘여호와의 날’이 도래할 것인데, 이스라엘은 더 늦기 전에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가 이처럼 예언하게 된 이유는 이스라엘에 닥친 당시 상황과 연관이 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가뭄이 계속되고 있었고, 무엇보다 메뚜기 때문에 큰 재앙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1장에는 메뚜기를 일컫는 여러 말들이 여러 개 등장하는데(풀무치, 메뚜기, 누리, 황충), 어떤 사람들은 이를 메뚜기의 성장 과정으로 보았고 또 어떤 이들은 메뚜기 떼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시적 표현으로 보았습니다. 요엘은 이러한 가뭄과 메뚜기 떼의 공격을 하나님의 심판으로 받아들였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속히 주님 앞에 회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인 요엘서 1장에서 요엘은 세 번에 걸쳐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합니다. 그는 먼저 당시의 심각한 상황부터 공유했습니다. 요엘은 말합니다. “나이 많은 사람들아, 들어라! 유다 땅에 사는 사람들아, 모두 귀를 기울여라! 너희가 살고 있는 지금이나 너희 조상이 살던 지난 날에,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느냐?”(2) 그는 이스라엘 땅의 가뭄과 메뚜기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이처럼 표현했습니다. 이런 황폐함은 예나 지금이나 일어난 적이 없는 심각한 상황임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가장 먼저 한 그룹을 호명하는데, 그 그룹은 바로 ‘술을 즐기는 자들, 포도주를 즐기는 자들’입니다(5-7). 성경에서 보통 ‘술’은 긍정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은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요엘이 그들에게 회개를 요청하는 것은 그들이 술을 즐겨 마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축복하신 땅은 두 가지 열매를 늘 맺게 되는데, 하나는 포도나무의 열매이고 다른 하나는 무화과나무의 열매입니다. (민 13:23-24; 신 33:28; 창 49:11-12; 미 4:4; 슥 3:10) 그런데 가뭄과 메뚜기 떼로 인해 더 이상 이 나무들이 열매를 맺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요엘은 술을 즐기는 사람,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들이 슬퍼해야 할 이유는 포도와 무화과를 더 이상 먹을 수 없기 때문이고, 이는 곧 하나님의 손길이 이들로부터 떠나갔음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요엘은 이들을 향해 울고, 통곡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3) 예루살렘 사람들과 제사장들
이어서 요엘이 호명한 그룹은 ‘예루살렘 백성들’ 모두입니다(8-12). 요엘은 10절에서 백성들을 향해 곡식과 포도송이와 올리브 열매가 모두 말라버려서 땅이 통곡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곡식과 포도송이, 올리브 열매는 일반 식량을 뜻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이는 하나님께 바치는 제사와 관련이 됩니다. 이 세 가지 식량이 모두 말라버림으로 이스라엘은 더 이상 성전에서 제사를 드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곧 9절에서 말하는 ‘제사장들이 탄식한다’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이제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께 곡식으로 제사를 드리는 ‘소제’와 ‘전제’를 드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엘은 백성들을 향해 굵은 베 옷을 걸치고 울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엘이 호명한 그룹은 바로 ‘제사장들’입니다(13-14). 요엘은 이제 제사장들이 할 일이 없어지게 됐음을 알려줍니다. 제사장들은 아침저녁으로 하나님의 성전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바칠 ‘곡식 제물’과 ‘부어 드릴 제물’이 모두 떨어진 것입니다. 이는 곧 하나님께 나아갈 길이 완전히 막혀버렸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요엘은 먼저 제사장들에게 굵은 베 옷을 입고 슬피 울며 통곡하라고 요청합니다. 그러고 나서 백성들 모두를 불러 모아 금식을 선포하고, 하나님 앞에 회개와 도움의 기도를 드리라고 요청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요엘이 세 번에 걸쳐 요청한 회개의 촉구입니다.
그리고 이제 15절부터 마지막 20절까지는 예언자 요엘의 마지막 탄식과 기도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그는 ‘여호와의 날’을 다시 언급하며 그날이 곧 심판의 날이 될 것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주님께서 심판하실 날 곧 전능하신 분이 보내신 파멸의 날이 다가왔는데, 이날에는 모든 것이 말라 죽게 됩니다. 그리고 이 파멸은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과 동물 모두 가리지 않고 임하게 될 것입니다. 메뚜기의 재앙과 가뭄이 온 이스라엘을 덮은 것입니다.
피조세계의 회복
오늘 함께 나눈 요엘서 1장은 하나님의 심판이 임했음을 알려주는데, 그 심판은 피조세계에 임한 심판이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피조세계는 인간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피조세계는 인간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생명의 원천이자 없어서는 안 될 큰 도움입니다. 그런데 요엘이 살던 당시, 이 피조세계가 황폐해졌습니다. 예언자 요엘은 이것을 하나님이 온 누리를 심판하실 조짐으로 보았습니다(1:2-2:11).
특별히 그는 세 그룹을 호명하였는데, 먼저 그 세 그룹에게 그들의 현실에 닥친 끔찍한 상황을 알려주었고 또 이어서 그들에게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첫 번째로 호명한 그룹은 ‘술을 즐기는 자들’, ‘포도주를 즐기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목을 축이게 하고, 삶에 활력을 주는 이 포도 열매와 무화과 열매를 이제 그들은 맛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엘이 두 번째로 호명한 그룹은 ‘예루살렘 백성’ 전체였습니다. 이스라엘 땅에 곡식과 포도송이와 올리브 열매가 모두 말라버렸기에 이들이 먹을 양식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드릴 제사 또한 완전히 막혀버렸습니다.
이처럼 가뭄과 메뚜기 떼로 인해 하나님과 백성들 사이가 완전히 막혀버렸는데, 이 사실은 요엘이 호명한 세 번째 그룹을 통해 더욱 확실해집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호명한 이들은 ‘제사장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아침저녁으로 하나님께 바쳤던 ‘곡식 제물’과 ‘부어 드릴 제물’이 모두 떨어졌기에 이제 이스라엘은 더 이상 하나님을 예배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은 이스라엘 땅에 임한 가뭄과 메뚜기 재앙 때문이었습니다.
요엘서의 핵심 메시지는 하나님의 심판과 백성들의 회개에 있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이방 민족을 심판하실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 이면에 담긴 하나님의 진짜 마음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분명 우리가 당신의 길과 어긋날 길로 갈 때 우리를 바로 잡아주십니다. 그것을 심판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오늘 이야기에서 그 심판은 피조세계로부터 들려오는 신음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졌습니다.
하나님의 메시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그러한 방식 가운데 하나님은 황폐해져 가는 피조세계를 통해서도 우리에게 말씀을 건네십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요엘이 살던 시기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러왔지만, 지금의 상황이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하나님의 피조세계가 많이 훼손되었고, 황폐해졌습니다. 빙하는 계속 녹아만 가고, 사막화는 점점 가속화됩니다. 지금 하나님께서 다시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고 계신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고, 덜 소유하고, 덜 개발하며 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고 여겨집니다. 더 늦기 전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피조세계를 회복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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