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on

타자

말씀살롱 2025. 5. 2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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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0일 화요일 / 습하고 덥지만 여름에 비하면 뭐 

 

"모든 인간은 자기 안에 타자를 품고 산다. 자기이면서 자기인 줄 모르는 자기, 자기라고 인정하기 싫은 자기가 자기 안에 있다는 말이다. 이 자기 안의 타자는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우리의 의지를 훼방하지만, 많은 창조자의 예에서 보듯이 때로는 의식과 의지가 이룰 수 없는 것을 이 타자가 이루어내기도 한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난다, 2024, p.173) 

 

지금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은 오직 나의 수고와 애씀 덕분인가? 아니면 다른 무언가 혹은 다른 누군가가 나를 이곳까지 끌고 온 것인가? 이상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막상 쓰고 나니 이상한 말이라 해야겠다. 나는 단일 인격자가 아님은 분명히 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인간의 보편적 내면을 드러내는 소설인 것이다. 헤르만 헤세가 쓴 <황야의 이리>도 다중-타자를 말하고 있지 않은가. 내 안에 여러 자아가 있지만 우리는 그 자아들을 잘 모른다. 모를 수도 있고 거부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자기 안의 타자'는 옳고 그름의 잣대가 무용한 대상인데, '좋다고 여겨지는 타자'가 모든 상황에서 좋게 여겨지지 않을뿐더라 '부정적으로 비치는 타자'도 그가 앞으로 어떤 훌륭한 일을 해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안의 어떤 타자'가 많은 창조를 해냈기 때문이다. 종종 그 자아의 힘을 빌리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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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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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2013년 3월 9일에 시작되어 2017년 12월 23일에 끝나는 글을 담은 이번 산문집은 첫 번째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펴낸 것으로, 첫 글부터 마지막 글까지 그 어떤 흐트러짐이나 곁눈질 없이 황현산이라는 사람의 방향성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번역가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참혹하리만치 망가져버렸던 우리 정치사회의 면면
저자
황현산
출판
난다
출판일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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