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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VLOG 예고편!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입니다. 2017년에 갔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영상 예고편입니다. 당시 휴대 전화만 챙겨가서 좋은 영상은 못 남졌지만, 당시 순례길에서 만난 순례자들의 영상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올리려고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나 지식은 없지만, 필요한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공유하겠습니다. VLOG라 영상에 어설픈 점이 많겠지만, 그래도 재밌게 시청해 주세요 :D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입니다. 평범한 목사지만 문학과 여행, 커피와 운동을 사랑하는 일반인이기도 합니다. 괜찮은 이중생활을 꿈꾸다가 채널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언제나, 누구든 이곳에 편 www.youtube.com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왜 산티아고에서 돌아왔나? 1. 왜 산티아고에서 돌아왔나? 프롤로그에서의 첫 질문은 “왜 산티아고로 떠났나?”였다. 그래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의미로 “왜 산티아고에서 돌아왔나?”라는 질문에 답하며 서른세 개의 에세이를 마무리하려 한다. 그런데 막상 질문을 적고 보니 답은 너무도 간단했다. 왜 돌아왔냐고? 왕복 티켓을 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답하고 끝낼 수는 없는 법, 방금의 질문에 무게를 실어 볼까 한다. 일상에서 떠나,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는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순례 에세이 중 몇 번 인용하기도 했지만, 신영복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볼까 한다. 그는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라며, 궁극적 목표는 여행의 마음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은 떠나고 만나고 돌아오..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33. 모든 순간에 살아있었음을 Day 33. 모든 순간에 살아 있었음을 아르주아(Arzua)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 7시간30분 (37.3km) 오늘이 마지막 순례이다. 생-장-피에-드-포르(St-Jean-Pied-de-Port)에서 시작된 여정이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Santiago-de-Compostela)를 맞아 끝을 맺는다. 3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걷고 또 걸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 그 길었던 800Km의 여정이 마무리된다. 지금껏 살아오며 내가 이 길을 걷게 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고 또 이 길을 시작할 때만 해도 완주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이곳에 있고 이 길의 마지막 현장에 서 있다. 순례길을 걷는 동안 여러 영혼과 만났다. 그들은 평소 일상에서 ..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32. 미지를 향해 부르는 음성 Day 32. 미지를 향해 부르는 음성 팔라스 데 레이(Palas de Rei) – 아르주아(Arzua) : 7시간30분 (29.1Km) 며칠 전, 알베르게에서 저녁 식사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일행들과 어설픈 요리 준비로 한창이었는데, 우리 사이로 분주히 왔다 갔다 하는 한 친구가 눈에 들어왔다. 확실히 동양인의 얼굴이었지만 한국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 동네 마트에 갔을 때도 잠시 마주쳤는데, 홀로 저녁 식사준비를 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1인 순례자 같았다. 숏컷에 온몸으로 스페인 햇살을 품어 안고 걷던 그녀는 바로 캐나다에서 온 제이미(jamie)였다. 결국, 첫 만남 때는 대화 한마디 나누지 못했는데, 그녀는 내 마음속 매력적인 여성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오늘 순례길의 지면 높낮이는 보통이 아니..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30. 여기 없는 이는 소용없다 Day 30. 여기 없는 이는 소용없다.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 – 페레이로스(Ferreiros) : 7시간30분 (29Km) 까미노는 미팅의 천국이다. 물론 남녀가 비슷한 의도를 가지고 만나게 되는 그런 즉석 만남의 미팅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다양한 만남(meeting)의 축제, 이것이 ‘길’이라는 뜻의 ‘까미노(Camino)’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이 길을 걸은 지 열흘 쯤 됐을 때였나? 땅만 보며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바로 앞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걷고 있는 게 보였다. 일본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던 그녀는 경상도 사투리가 매력적인 부산 아가씨 은경이었다. 처음 만났을 당시 우리는 아주 잠깐 함께 걸으며 가볍게 인사를 나눈 정도였다. 그 ..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9. 지나간 모든 시간이 기적이었음을 Day 29. 지나간 모든 시간이 기적이었음을 베가 데 발카르세(Vega de Valcarce) –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 : 8시간 (32.6Km) 동트기 전 일어나 출발을 서두른다. 그리고 오늘은 일찍이 과일과 빵으로 배를 채워두기로 한다.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걷는 양을 줄이기로 한 정아는 느지막이 출발하기로 한다. 막 일어난 그녀와 기약 없는 만남을 뒤로한 채, 먼저 문을 나선다. 어제 일(Day.28)의 여파 때문인지 그녀와 함께 머물던 이층침대 사이에 어색한 기운이 감돈다. 감정이란 사람 몸에 오래 머무는 기운인가보다. 생장에서 받은 지도에 의하면, 오늘 높은 언덕을 오르게 된다. 크게 심호흡 한번하고 각오를 다지며 한발 한발 내딛어 본다. 드디어 가파른 산맥의 등장..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8. 공감하는 사랑의 어려움 Day 28. 공감하는 사랑의 어려움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 – 베가 데 발카르세(Vega de Valcarce) : 4시간 반 (18.1Km) 1. 오늘은 새로운 친구이자 옛 친구를 다시 만나 걷는다. 가끔 만나 벗을 이뤘던 정아와 그녀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순례자 1인. 그런데 흥미로운 건 정아와 함께 등장한 이 순례자는 내가 까미노를 출발하고 셋째 날 머물던 알베르게에서 잠시 스쳤던 멤버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4주 만인가? 아주 우연히, 우연한 장소에서 그렇게 다시 만났다. 새로운 친구이자 옛 친구라고 말한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순례 막바지에도 까미노는 여전히 만남의 반복이다. 걸음 속도가 비슷한 나와 정아는 걸으며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를 나눈..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7. 길들여진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 Day 27. 길들여진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 폰페라다(Ponferrada)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 : 7시간 (22.6Km) 친해지고 싶었다. 상대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어서 빨리 친해지고 싶었다. 그런데 가까워진다는 게 어디 마음처럼 쉬운 일이던가. 모든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거늘. 그런 시간의 바구니 안에는 오해와 상처, 갈등과 같이 유쾌하지 않은 선물도 담겨있음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늘 새로운 관계에는 불편한 요소들이 없기를 바란다. 이것이 욕심의 마음임을 알면서도 자주, 또 빈번히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다.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낸 친구가 있다. 고심 끝에 그 친구와 함께 이 길고 험한 순례를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하루 이틀 보고 말 사이가 아..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3. 절박함이 만들어낸 해결책 Day 23. 절박함이 만들어낸 해결책 산 마르틴 델 카미노(san martin del camino) – 아스토르가(Astorga) : 5시간 (24.7Km) 오늘은 아스토르가에 일찍 도착해야만 한다. 며칠 전, 잘못 인출된 돈을 되찾기 위해서다. 사정은 이러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현금이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오랜 순례 기간에 사용할 현금을 모두 뽑아 다닐 순 없기에 필요에 따라,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찾아서 다닌다. 며칠 전, 바닥난 현금을 충당하기 위해 ATM기로 향했고, 돈을 찾으려는 과정이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스페인어 몇 마디가 뜨더니 인출에 실패했던 금액이 통장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가끔 유럽 여행자들이 겪게 되는 일이라고 하던데, 그 일이 내 눈앞에서 발생한 것이다. 사..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0 - Day 21. 그래도 혼자보다 여럿이 낫다 Day 20. – Day 21. 그래도 혼자보다 여럿이 낫다. 베르시아노스 델 레알 카미노(Bercianos del Real Camino) – 레온(León) : 9시간 30분 (46.7Km) 동생들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은 모레다. 하지만 지난밤 잠들기 전에 생각이 달라졌다. 이틀에 나눠 걸을 거리를 하루로 단축 시키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현재 나의 동행들은 레온에 있다. 그리고 나와 그들 사이에는 까마득한 거리가 놓여있다. 레온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기 전인 어스름한 새벽, 나는 왜 무리하면서까지 단번에 그곳으로 넘어가려는지 궁금했다. 질문은 나름 진지했지만, 답은 간단했다. 외로웠기 때문이다. 아주 잠깐 떨어져 있었을 뿐인데 그 시간 속에서 몹시 외롭던 것이다. 더구나 혼자가 된 이때 머물게 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