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1 청파교회 새벽설교
반복이 주는 유익
<신명기 16장 1-3절>
1. "당신들은 아빕월을 지켜 주 당신들의 하나님께 유월절 제사를 드려야 합니다. 이는 아빕월 어느 날 밤에,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이집트에서 건져 내셨기 때문입니다.
2. 당신들은 주님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그 곳에서 양과 소를 잡아, 주 당신들의 하나님께 유월절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3. 누룩을 넣은 빵을 이 제물과 함께 먹으면 안 됩니다. 이레 동안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 곧 고난의 빵을 먹어야 합니다. 이는 당신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올 때에 급히 나왔으므로, 이집트 땅에서 나올 때의 일을 당신들이 평생토록 기억하게 하려 함입니다.
- 유월절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신명기 16장입니다. 신명기 16장에는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삼대 명절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본문은 이스라엘의 전통이 잘 정리된 이스라엘의 절기 예고편과 같은 본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모세는 유월절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최초의 유월절 이야기는 출애굽기 12장에 등장하는데요. 오늘 본문에 의하면, 유월절의 시작은 아빕월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아빕은 '어린 곡식 이삭'을 뜻합니다. 어린 이삭은 봄에 싹이 나기 때문에 아빕월은 태양력으로 본다면 3-4월쯤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민족은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그 시작점에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보살폈던 그 출애굽(유월절) 사건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유월절에는 누룩(또는 효모)을 넣지 않고 구운 빵만을 먹어야 했는데, 그 이유는 출애굽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출12:34,39).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긴급 명령에 따라 조금은 갑작스레 이집트를 탈출하게 되었습니다. 급히 탈출을 감행했던 이스라엘 민족은 발효되지 않은 빵만을 갖고 나오게 되었고, 이 긴박한 상황을 기억하고자 유월절에 무교병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교병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또 다른 의미인 ‘그리스도의 고난’(신16:3)은 시간이 흐르며 차차 그 의미가 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스라엘 민족은 유월절을 맞아, 6일 동안 무교병을 먹어야 했고, 7일째 되는 날은 안식일로 지켜야 했습니다.
2. 칠칠절 3. 초막절
이어서 모세는 두 번째로 칠칠절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칠칠절은 유월절로부터 7주가 지나고 나서 50일째 지키는 절기를 말합니다. 유월절 이후, 50일 만에 지키는 이 날은 추수한 첫 열매를 주님께 바친다고 하여 초실절, 맥추절 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 날엔 모든 사람이 기쁨을 나누어야 했는데, 칠칠절은 너나 할 것 없이 온전히 안식을 취함으로 1. 하나님을 기억하고 또 2. 창조주의 휴식에 동참해야 했습니다(신5:14-15).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로 모세는 초막절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칠칠절과 마찬가지로 초막절도 기쁨의 명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물을 드려야 하는 유월절, 칠칠절과는 달리 초막절은 예물과 관련된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초막절은 올리브나 포도를 추수하여 저장하는 (태양력 기준으로) 9-10월에 지키는 절기로써, 가을 추수와 맞물려 있기에 수장절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초막절이 가진 의미는 (출애굽 이후) 오랜 시간 초막 혹은 장막에서 지낸 이스라엘의 광야 시절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기에 이 초막절은 또 다른 말로 장막절이라고도 부릅니다.
반복의 중요성
오늘 본문 16절을 보면, 주님께서는 바로 이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 세 가지 절기를 반드시 지킬 것을 명하셨습니다. 사실 이 세 개의 절기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이 맺은 언약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구원의 표본을 삼으시기 위해 이스라엘 민족을 택하셨고, 택하신 그 민족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택하심과 이끄심 그리고 동행하심이 이 세 가지의 절기 안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사실 무언가를 반복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물론 습관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영성이라고 하는 것은 무언가를 반복하는 가운데 출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3절을 보면, 1.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 이외에도 이스라엘이 이 세 개의 절기를 매년 반복해야 하는 이유가 간명하게 등장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 그 이유는 바로 잊지 않기 위함입니다. 시간과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확실의 기억의 속도보다 망각의 속도가 훨씬 빠른 것 같습니다.
반복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망각의 속도를 늦춥니다. 목사님께서도 자주 언급하셨듯이, 우리가 반복해서 드리는 예배나 전례는 그것을 계속 반복함으로 내 안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고, 마땅히 기억해야 할 것을 잊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이 세 가지 절기를 반복함으로써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관계를 잊지 않길 바라셨습니다.
진리: 망각을 깨뜨리다
요한복음을 보면, 예수께서는 자신을 일러 길과 진리라고 하셨습니다(요14:6). ‘진리’라는 말은 헬라어로 알레테이아(aletheia)입니다. 이 단어 속에는 망각을 뜻하는 ‘레테’라는 단어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알레테이아는 망각을 깨뜨려 우리가 잊고 있던 것을 드러낸다는 말과 같습니다. 주님은 망각을 깨뜨림으로, 우리가 하늘에 속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드러내 주는 분이십니다.
여러분께서도 매일 마주하는 삶 가운데, 1. 먼저 주어진 일상을 충실히 살아내시고 또 2. 그리스도인으로써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을 잘 반복해나감으로 3. 진리이신 주님의 좋은 벗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를 주님의 친구로 삼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좋은 벗이 되기 위해, 내게 주어진 일상을 충실히 살아내게 도와주시고 또한 신앙인답게 마땅히 행해야 하는 것들 또한 잊지 않고 잘 행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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