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 Note / 아가서 (1)] 사랑에 빠진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 노래

2024. 6. 25. 10:10Note

20240627 청파교회 새벽설교

 

사랑에 빠진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 노래

 

<아가서 1장  2-4절> 

 

2. (여자) 나에게 입맞춰 주세요, 숨막힐 듯한 임의 입술로. 임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더 달콤합니다. 

3. 임에게서 풍기는 향긋한 내음, 사람들은 임을 쏟아지는 향기름이라고 부릅니다. 그러기에 아가씨들이 임을 사랑합니다. 

4. 나를 데려가 주세요, 어서요. 임금님, 나를 데려가세요, 임의 침실로. (친구들) 우리는 임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포도주보다 더 진한 임의 사랑을 기리렵니다. 아가씨라면 누구나 임을 사랑할 것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아가서 1장입니다. 먼저 아가서에서 ‘아가’라는 말은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가서에는 아름다운 노래들이 담겨 있는데, 아가서의 그 아름다운 노래는 바로 사랑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아가서는 ‘사랑 노래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연인의 사랑 노래가 담긴 아가서가 성경에 속했다는 게 신기하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감정이나 연인 간의 사랑도 하나님의 선물임을 안다면 이 아가서는 그리 이상할 게 없는 성경의 한 책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들은 이 아가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고심을 했습니다. (1) 그 결과 먼저 이 아가서에 등장한 연인 간의 사랑을 하나의 비유로 여기기 시작합니다. 연인 간의 사랑을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들의 결합(렘2:2; 겔 16장; 호 1-3장)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연합(엡 5:25; 31-32)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보는 게 잘못된 시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가서의 모든 구절을 이러한 관계로 풀이하거나 해석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구절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2)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 아가서를 중동의 혼인 중에 행하던 연극이나 노래극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아가서의 모든 말씀을 단지 비유의 방식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말씀을 읽어가며, 그 안에 담긴 연인 간의 감정과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과 하나님의 마음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사랑에 빠진 여인

 

가장 먼저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그리움에 빠져 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나를 데려가 주세요, 어서요. 임금님, 나를 데려가세요, 임의 침실로.”(4a) 아가서 1장에는 사랑에 빠진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가서의 모든 이야기를 한 명의 여인이 주도하진 않습니다. 남성의 목소리가 등장하기도 하고, 친구들의 목소리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사랑에 빠진 한 여인은 임의 사랑을 포도주와 향기름에 비유합니다. 그녀는 임의 사랑을 포도주보다 달콤하다고 느꼈고, 임에게서 풍기는 향기를 향기름과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녀는 임의 사랑에 취했고, 그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그녀를 사로잡은 감정은 그리움입니다. 그녀는 임의 부재 때문에 외롭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을 가득 담아서 임을 향한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움은 주로 언제 생길까요? 그리움은 가능하던 것이 불가능해질 때 발생합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당연해지지 않을 때, 사람은 종종 그리움을 느낍니다. 사람도 시간도, 장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이 여인의 연인은 부재중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에 대한 허전함 때문에 사랑의 마음을 더 크게 느낍니다

 

우리가 누리는 일상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잊고 삽니다. 평범한 산책, 함께하는 식사, 그림과 음악 감상, 정겨운 포옹, 내일을 기약하며 잠드는 일 등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우리는 잊고 삽니다. 부재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당연히 누려왔던 것들이 하늘의 축복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이 가진 매력

 

이어서 아가서 1장 5-6절에는 다시 한 여인이 등장하는데, 그녀는 포도원에서 일을 합니다. 그녀는 자기 형제들의 포도원에서 일하느라 얼굴이 햇볕에 검게 그을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하얀 살갗이 없다고 하여 주눅 들거나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을 좋게 바라봐 주는 한 연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내가 검어서 예쁘단다. 게달의 장막 같고 솔로몬의 휘장 같다는구나.”(5) 

 

그녀는 자기의 연인이 포도원에서 일하느라 검게 그을린 피부를 오히려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까무잡잡해진 그녀가 오히려 남자의 마음에 든 것입니다. 사람이 가진 매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선물하신 저마다의 매력이 있습니다. 자신이 그 매력을 좋게 바라봐주지 않을 뿐이지, 누구나 사람은 매력적이기 마련입니다. 내가 남들에게 감추고 싶은 부분도 오히려 그것을 매력으로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짝이 있고, 저마다의 벗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매력이 더 큰 매력이 되는 기적은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때 일어납니다.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해 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우리가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정영목 옮김, 청미래, 2013, p,143) 책의 저자는 사람이란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 있지 못한 존재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사람은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때, 더 매력적이 되고 더 나다운 모습으로 살 수 있습니다

 

선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선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 노력도 필요하지만, 누군가가 자기 안에 있는 선의 가능성을 호명해 줄 때 가능해집니다. 주님이 우리를 좋게 여겨주십니다. 실수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다시 시작할 기회를 마련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한 가지 책임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통해 선함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랑받은 자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

 

마지막으로 아가서 1장 9-17절에는 사랑하는 이들 간의 대화가 등장합니다. 남자는 여인을 ‘바로의 병거를 끄는 날랜 말’에 비유합니다. 그에게 그의 연인은 왕궁 수레를 끄는 화려한 말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비둘기’에 비유합니다. 그는 그녀의 아름다운에 취해 있습니다. 그의 여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도 연인에게 흠뻑 빠져있습니다. 그녀는 연인이 자신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기쁨을 향기 나는 향수(향품)에 견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임을 원뿔처럼 생긴 노란 꽃 ‘고벨 꽃송이’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모든 풀밭이 자신들의 보금자리이자, 사방의 나무들은 자신들의 궁전을 지키는 튼튼한 버팀목이라고 노래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봅니다. 그들의 눈에 세상의 모든 것은 아름답게 물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이 자신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다고 여깁니다. 그러니까 이들에게는 모든 곳이 자신들을 위해 마련된 장소인 것입니다. 사랑이 주는 힘은 이처럼 강력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달리 보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어느 곳이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사랑에 빠진 두 사람에게서 배울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모든 곳을 아름답게 바꿔가는 연인들처럼 우리도 우리가 있는 곳을 아름답게 만들어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살아내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는 삶의 터전을 아름답게 만들 어 가야 합니다

 

사랑에 대한 열망

 

사랑하고 또 사랑받고 싶은 것모든 인간의 열망입니다. 그래서 아가서의 사랑은 머리를 싸매고 분석하는 책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따라가 보는 책입니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내 안에 사랑에 대한 가능성이 있음을 믿고, 사랑을 실천해 보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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