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 월요일
"그러나 결실은 사신이 하는 일이 아니고 사신의 몫도 아니다. 그의 일은 씨를 뿌리는 것이지 결실하는 것이 아니다. 결실의 많고 적음에 그의 영광이나 수치가 걸려 있는 것이 아니다. (...) 결실의 많고 적음은 우연한 행운이거나 어쩔 수 없는 불운이다. 우연한 행운이나 어쩔 수 없는 불운으로 영광과 수치를 가늠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인간의 일이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을 대하는 중요한 태도가 여기에 있다. 물론 신이 있다는 가정하에 나눌 수 있는 이야기이다. 신을 믿는 자는 신의 일을 하므로 부담스럽다. 신의 일을 하느라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결실이 맺히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도 충분히 가능하다. 사신은 신이 시킨 일을 하면 된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몫을 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기에 일의 결과는 사신의 몫이 아니다. 결실은 그 일을 위임한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사신은 그저 자신이 받은 임무를 행할 따름이다. 고백교회 출신의 본회퍼 목사의 말이 이를 잘 요약한다. ohne Gott vor Gott. 신 없이 신 앞에 있는 듯 사는 것. 결실의 많고 적음은 우연한 행운이거나 어쩔 수 없는 불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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