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처리해야 할 많은 일이나 심란한 생각 때문에(육체와 악마는 늘 기도를 방해하고 가로막습니다) 기도에 냉담해지고 기도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서둘러 시편 찬송집을 챙겨 들고 내 방으로 가거나, 아직 대낮이고 기회가 된다면 회중이 모여 있는 교회로 갑니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십계명 또는 사도신경을 한 구절 한 구절 조용히 마음속으로 읊조립니다. 시간이 넉넉할 때는 그리스도의 말씀이나 바울의 말씀 또는 시편 몇 구절을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읊습니다." (마르틴 루터, <마르틴 루터의 단순한 기도>)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그대는 가졌는가. 자신을 돌아볼 공간을 그대는 마련해 두었는가. 시간이 충분한 상황이 있고 그렇지 못한 순간이 있다. 상황이 좋은 순간도 있고 그렇지 못한 순간이 있다. 좋을 때는 문제 될 것이 없다. 물론 좋을 때가 정말 좋은 때인지는 살펴봐야 할 문제이지만 말이다. '처리해야 할 많은 일이나 심란한 생각'이 들 때 그대는 무엇을 하는가. 차라리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경전을 펼치거나 고전을 읽고 시를 읊조리고 싶다. 그리고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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