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5일 금요일
"그들은 그 나무의 열매가 금지된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지만, 뱀이 다가와 유혹할 때까지 유혹되지 않았다.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욕망을 더 자극하지 않았다. 그들을 넘어뜨린 것은 금지한 신의 말이 아니라 뱀이 한 어떤 유혹의 말이었다. 뱀은 그들에게 이 열매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 선과 악을 알게 되고, 신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 때문에 신이 먹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말해서 인간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승우, <고요한 읽기>)
금지된 것이 사람을 욕망하게 한다는 말은 심리학에서 일반화된 말이다. 경험을 통해서도 아는바 나도 그 말에 동의한다. 이승우 작가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금지 자체가 사람에게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 무엇이 사람의 욕망을 부추기는가. 비범함이다. 비범함을 동경하는 인간의 마음이 욕망을 일으킨다. 이승우 작가는 <데미안>과 <창세기>의 말씀을 인용하며 사람에게는 '비범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우리 내면에서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삶을 살지가 주어지는 것이다. 결국은 금지가 아니라 내면이다. 금지에 책임 전가를 하여 내가 한 행위를 합리화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안에는 '나'라는 존재는 많고,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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