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

2024. 6. 12. 23:21Salon

 

2024.6.12. 

 

머리는 왜 이렇게 잘 자라는 걸까요? 물을 준 적도 없고 퇴비도 준 적도 없는데 말입니다. 깔끔한 머리를 유지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면 금세 머리는 덥수룩해져 있습니다. 오늘따라 머리를 감고 말려도 잘 정돈되지 않는다고 느끼면 이미 머리 자를 때가 지난 것입니다. 이발하는 가격도 점점 오릅니다. 용기만 있었다면 셀프 이발에 도전해 보겠지만 그곳은 제가 넘볼 영역은 아닙니다. 

 

정기적으로 펌을 합니다. 그리고 커트를 합니다. 펌과 커트를 번갈아 가며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나이가 드는 것은 머리의 변화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됩니다. 관리하기 쉽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그나마 잘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 하나만을 고집합니다. 그런지도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최근 읽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면,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은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특히 자연스레 자라는 머리털을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좋을 터인데, 인간은 '불필요한 궁리를 하여 갖가지 잡다한 모양을 하고는 우쭐해한다'라며 인간의 한심함을 풍자합니다. 만약 고양이가 전혀 관리가 안 된 머리털을 한 인간을 목격하게 된다면, 뭐라고 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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