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2024. 5. 20. 11:54Salon

 
2024.5.19.
 
장례식장을 다녀왔습니다. 장례식장은 인생에 끝이 있음을 알려주는 장소입니다. 인생에 끝이 있음을 알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사람은 쉽게 자기 삶의 끝을 상상하지 못합니다. 눈앞의 현실 때문이거나 삶이 주는 분주함 때문입니다. 물론 자기 생의 끝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서도 안 됩니다. 초조함 때문입니다. 어려운 말이지만 삶과 죽음 그 경계 어딘가에서 사는 것이 좋은 삶일 것입니다. 
 
그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옛날에는 대부분 죽음을 집에서 맞이했는데 요즘은 그 죽음을 병원에서 맞이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집이 없고 가난한 사람들만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정확히 그 반대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치료의 목적과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겠지만 병원에서 자기 생의 마지막을 보낸다는 것은 삶의 서사가 끊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소수의 사람이긴 합니다만 요즘 어떤 이들은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치른다고도 합니다. 떠난 후에 자신의 부재에서 이뤄지는 장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겠습니다. 어딘가에서는 생명이 태어나고 또 어딘가에서는 생명이 스러져가고 있습니다. 저는, 삶에 끝이 있음을 알려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

www.youtube.com

 
 

728x90

'Sal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4.05.21
통증  (0) 2024.05.20
생일  (0) 2024.05.19
예의  (0) 2024.05.18
여행  (1) 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