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2024.6.23.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보면, 남자 주인공인 견우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연이란 노력한 사람에게 운명이 놓아주는 다리입니다." 무언가를 얻거나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명이 우연이라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말일 것입니다. 물론 가만히 있어야 할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기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돌아보거나 때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바가 있을 때 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에게 운명은 단 한 번의 기회라도 더 마련해 주기 마련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빈번하진 않아도 종종 삶에 변화를 가져다줄 기회들이 찾아왔음을 경험합니다. 그것이 기회인지 알아채지 못해서 어떤 기회는 그냥 흘려보내기도 했고 또 어떤 기회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와 그것을 붙잡지 못해 변화가 필요한 시기를 놓치곤 했습니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가 잠시 그 일을 떠나 몇 년 동안 자신이 하고 싶던 다른 일에 매진했습니다. 일이 잘 풀리는 듯했지만 결국 정해진 틀을 넘어서지 못해 늘 제자리만 맴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최근 업계의 일이 다시 들어왔고 그는 그 일에 지원했노라고 말했습니다. 자신감을 잃었던 친구는 자신에게 기회가 온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지원한 결과를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만약 이 기회가 지금이 아니라 몇 달 전에만 왔더라도 자신은 그 기회를 그냥 흘려보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친구는 업계의 일을 위해 뭔가를 노력하진 않았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자 애썼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힘이 빠진 그 타이밍에 기회가 찾아왔고 친구는 그 기회를 붙잡았습니다. 

 

사실 타이밍은 자주는 아니어도 늘 우리 가까이에서 자신을 돌아보길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그것을 알아볼 눈이 없었거나 그 기회에 응답할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상태였을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는 가끔 몰래 찾아와서 가까이 머물고 있던 그 기회를 알아볼 눈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기회는 그냥 지나쳐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회는 언제든 다시 온다는 사실입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