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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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영화 속 주인공의 삶
대림절 세 번째 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김밥 두 줄을 사다 먹으며 영화 한편을 틀었습니다. 영화나 소설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복선 같은 상징들을 넣어두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관객과 독자는 그 부분들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잘 집어내곤 합니다. 성서의 가르침도 그렇고 민주주의의 의미도 그러하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중한 가치와 또 서로 비교할 수 없는 자기만의 의미를 지닙니다. 풀어 말해보면, 각 사람은 자신의 삶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이라는 말일테지요.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은 정말 다양합니다. 비슷하긴 하나 같은 설정은 드뭅니다. 그러하기에 내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은 결국 나를 통해서만 해석이 가능합니다. 나에게로 와서 부딪힌(나에게 다가온) 일..
2015.12.13 -
[에세이] 요즘, 내 생각에 응원을 받다
보고 싶은 것이나 듣고 싶은 것이 있으면 혼자라도 찾아가는 요즘이다. 이름만 알던 강남순 교수님과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맺었고 한국에서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 나의 '사유의 틀'을 제공했던 인문학 강좌라 관심이 있었고, 무엇보다 무료강좌라서 더 좋았다는 것은 안비밀이다. 강연 제목은 이었다. 그렇게 당산역 근처 새물결 아카데미 북카페에서 진행하는 강좌를 들으러 갔었다. 처음 가본 새물결 아카데미 북카페는 아담하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이었다. 그곳은 이미 4-50명에 가까운 많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고놀란 것은 친하게 지내던 대학 후배도 와 있었다는 사실 아무튼 그렇게 한번 뵙고 싶던 강교수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약간의 기록을 하며강연을 들었고 그 가운데 몇 가지의 기록들을 남겨볼까한다. ..
2015.12.10 -
[추억] 영화 '나쁜 나라'와 유시민 작가
세월호 다큐멘터리 영화 '나쁜 나라'와 '유시민'이 만났습니다 얼마 전, JTBC '밤샘토론'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시민 前 보건복지부 장관의 생각과 그의 발언 논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터에 아주 좋은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세월호를 다시 기억할 수 있는 기회와 유시민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동시에 생긴 겁니다 이런 황금 기회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대학 동기와 함께 유작가의 책, 와 를 구입하여 현장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은 영화 상영이 있던 그날을 떠올리며 몇 가지의 '단상'을 남긴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와 함께 호흡하길 바라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 글을 끄적거리는 이는 원래부터 눈물이 많은 남자였기에 거의 영화를 보는..
2015.12.07 -
[에세이] 나만이 아는 길
잠에서 깹니다 지금 이 시간은 많은 사람들이 나른해질 시간일 겁니다 저는 그럴 즈음, 잠에서 깹니다 요즘 같이 추운 날에는 잠에서 깨도 이불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하는 노동이란 이불속에서 세상 소식을 살피는 정도입니다 그러다 이젠 정말 일어나야겠다, 싶으면 이불을 온몸에 싸매고 책상다리를 하고 20분 침묵을 합니다 해는 이미 중천에 뜬 그 시간 주섬주섬 점심을 챙겨 먹고 설거지와 집 바닥 청소를 하고 씻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하루의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것이 아무 일정이 없는 날의 하루입니다 근데 이런 날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기분이 괜찮은 날도 있습니다 어제 빡빡한 스케줄이 있었거나 어제 보람된 일이 있었거나 그날 저녁에 약속이 있으면 스스로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할 날..
2015.12.01 -
[에세이] 그대를 기억하며 회상합니다
홍수 속 마실 물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과되지 않은 SNS 홍수 속에 급수가 높은 물도 여럿 있나 봅니다. 지금, 제 상황을 돌아보게 만드는 맑은 물을 만났습니다. 몇 개의 문장과 제 상황을 엮어 볼까 합니다. 기사의 전문은 주소로 남겨 놓겠습니다. 상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애도의 기술’ 애도는 고통스런 노동이다. 잊으려는 노력이 아니라 기억하고 회상하려는 치열한 노동을 통해 우리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남편과 사별한 젊은 엄마 A씨는 ‘철의 여인’ 같 www.hankookilbo.com 지난번 짧게 라는 글을 쓰긴 했습니다만, 오늘 이 글은 그때의 글의 연장이라고 보면 좋겠네요. 우리는 이별을 맞이한 이들에게 아주 심플하고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예를 들면 '시간이 지나..
2015.11.30 -
[커피] 핸드드립 커피 <유럽식 드립>
핸드드립 커피,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취미입니다. 커피에 담긴 아련한 추억이 여기까지 오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리타로 시작해 하리오까지, 틈틈이 커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새로 하리오 드립 세트를 사고 평범한 설렘으로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몇 달 전, 연남동 을 갔을 때도 그랬고, 어제 대학로 를 갔을 때도 차(Tea)에 가까운 드립 커피의 맛을 보고 어떻게 드립을 하는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기사도 검색해 보고 인터넷도 뒤적뒤적해서 찾아낸 결과,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방식이 크게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1. 유럽식 드립(침지식) 2. 일본식 드립(반투과식, 반침지식) 3. 우리식 드립(투과식) 제가 맛 본 커피는 '유럽식'으로 내린 드립 커피였던 모양입니다. 우..
201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