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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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사강이 사르트르에게 보낸 편지
당신은 판단하기를 윈치 않았기 때문에 정의를 큰 소리로 비난하지 않았고, 칭송받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영광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당신 자신이 관대함 그 자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관대함을 환기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끊임없이 일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주었어요. 당신은 검소하게, 금기 없이, 글쓰기의 파티 말고는 떠들썩한 파티 없이 살았어요. 사치 없이 살고, 사랑을 하고, 사랑을 주고, 매혹하고, 매혹을 받고, 모든 분야에서, 속도와 지성과 광휘와 당신의 친구들을 추월하고, 그러나 그들이 그것을 눈치채지 않도록 끊임없이 그들을 향해 돌아선 우리 시대의 유일하게 정의로운 사람, 유일하게 영예로운 사람, 유일하게 관대한 사람이었어요. 당신은 무관심해지는 것보다는 이용당하고 놀림당하는 것을 더 ..
2020.09.27 -
[에세이] 낯선 이와 함께 가라!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특정한 경험 속으로 들어가면, 평온한 일상에서의 자신이 아닌, 특별하고 낯선 이가 출현한다. 아니다. 기억이 난다. 이전에 만났던 익숙한 이가, 잠들어 있던 이가 스멀스멀 출현한 것임을. 잠시 외면했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 바뀐 것은 없지만, 여전한 그이지만, 돌아온 걸 환영하고, 실패해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자신을 내려놓고, 이전의 네가 아닌 솔직하고 예의 없는 모습으로 가거라. 이작가야 문학과 여행 그리고 사랑 💜 www.youtube.com JH(@ss_im_ho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89명, 팔로잉 168명, 게시물 428개 - JH(@ss_im_hoo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기억의 저장소..
2020.09.24 -
[에세이] 감정과 이성의 줄다리기
감정이 지나간 자리엔 찾아온다. 나른하고 평온한 게으름 또는 차분하고 맑은 정신이. 사강이 지나간 자리에 카뮈가 찾아왔고 이는 곧 파리가 가고 로마와 그리스가 찾아왔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인간을 온전히 다 받들지 않는다면 인간을 전혀 받들지 않는 것”이라는 카뮈의 말은 인간의 불안정한 감정을 그려낸 사강의 이야기까지 기꺼이 포용하는 듯했다...
2020.09.19 -
[에세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 목도의 감정
선생님 책장에 꽂혀 있던, 이미 오래전 선생님이 읽으셨던 카뮈의 책 한 권을 빌려왔다. 손때가 뭍은 책이기에 선생님이 줄 치신 흔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랬다. 사시는 모습처럼 그는 그랬다. 평소 선생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처럼 끈기, 의지, 초인, 책무 등에 밑줄을 그어 놓으셨다. 삶의 방식을 재확인하고, 책이 건네는 말에 다시 한번 삶의 방..
2020.09.19 -
[에세이] 사색하고 기다리고 단식하는 이
헤르만 헤세의 소설 에는 재밌는 구절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그중 하나가 싯다르타와 카말라가 나누는 대화이다. 카말라는 자신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옷, 신발,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세 가지는 싯다르타에게 없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찾게 되면 그때가 돼서야 다시 자신을 찾아오라고 말한다. 싯다르타는 카말라에게 묻는다. 어디로 가야 그 세 가지를 가장 신속하게 얻을 수 있냐고 말이다. 그러자 카말라는 말한다. "이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고 싶어하지요. 당신이 배운 일을 하셔야지요. 그리고 그 대가로 돈과 신발과 옷을 얻도록 해야지요. 가난한 사람이 돈을 손에 쥐는 데는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도대체 당신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지요?" (헤르만 헤세, , 민음사, p.8..
2020.09.11 -
[에세이] 감정이 가진 힘
어떠한 감정이든 지나가기 마련이고, 어떠한 감정이든 되살아나기 마련입니다. 사람에게 감정의 지분은 꽤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감정은 참 힘이 세더군요. 그래서 가끔, 삶이 무료할 땐 그 힘에 기대 보기도 하는 거고요. 사강(sagan)이 그녀의 소설 에서 한 말에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잘 나눠 가진 것은 상식이 아니라 감정이다.”라는 그 말에요.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2020.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