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7일 월요일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것은 그때까지 이 세상에 없던 것을 있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한 인물, 한 세계가 태어난다. 이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 이 인물들과 이 사상들과 이 세계들이 그냥 태어났겠는가. 그럴 리 없다. 보르헤스의 소설 속 꿈꾸는 사람이 그런 것처럼, 우리가 아는 훌륭한 작가들은 생명을 가진 참 인간과 사상, 의미 있는 세계를 창조해서 이 세상에 내놓기 위해 필사적으로, 오직 그것만이 그가 알고 있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했을 것이다."
실용주의자들 관점에서 꿈꾸는 사람들은 쓸데없어 보인다. 이 세상에,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들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소설 속 인물들을 실제의 사람들보다 더 가깝게 느낄 때가 있다. 아무 인물이나 그런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인물, 내가 닮고 싶은 인물, 나의 고민을 극복했던 인물 등에게 끌렸고 그들에게서 생명을 가진 인간을 보았다. 그들이 어떻게 나에게로 왔을까. 꿈꾸는 자들 때문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소설가들 덕에 나는 그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현실의 세계를 살아낼 수 있었다. 좋은 작가들에게 감사한다. 꿈꾸는 사람들은 생명을 가진 진짜 사람을 탄생시켜 현실 세계로 내보내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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