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일 토요일
"우리가 이렇게 비참한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만 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 보기 때문이다. '보여줄 것'을 그리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익숙한 땅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우, <고요한 읽기>)
그의 말은 이상하다. 어떻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단 말인가. 하지만 그의 말은 매우 일리가 있다. 이 세상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 공기와 바람, 시간 그리고 사람의 마음과 정신 같은 것 말이다. 신도 그러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 때 손실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은 인간의 손안에 들어올 수 없을뿐더러 인간의 인식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답답할 순 있다. 하지만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할 때라야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익숙한 땅을 떠나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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