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3일 일요일
"영원한 사랑은 없다. 영원한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잃어버릴 두려움 없이 사랑할 수 없다. 잃어버릴 두려움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면 불안해지고 초조해진다. 사랑하는 대상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대상이 미지의 존재가 된다. 모른다는 사실이 불안과 초조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상대방을 모른다는 사실이 왜 불안과 초조를 불러일으키는가. 그 상태를 지속시키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상대를 소유하고 싶고 이 순간을 소유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가. 사랑에 빠진 연인은 영원을 약속하지만 영원은 불가능하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영원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한 가지 있긴 하다. 바로 죽음이다. 죽음의 상태는 사랑이 떠나가거나 사랑이 변할 거라는 불안과 초조 없이 서로의 곁에서 영원히 머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잃어버릴 두려움이 없는 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결론이 가능해진다. '영원한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며 잃어버릴 두려움 없이 사랑할 수 없다.'라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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