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5 청파교회 새벽설교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사야서 43장 18-19절>
18. 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19.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 사막에 강을 내겠다.
제2이사야서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이사야서 43장입니다. 이사야서 40장에서 55장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나눈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언자 이사야는 이스라엘에 닥칠 심판의 이야기만을 전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이스라엘의 회복 이야기도 전하긴 했지만, 중심 메시지는 ‘심판’이었습니다. 그런데 40장부터는 이야기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언자 이사야의 입술이 심판의 메시지만을 전했다면, 이제는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만을 전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사야서 40장에는 이전에는 없었던 큰 변화가 이스라엘에게 닥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북이스라엘의 멸망 이후, 계속해서 하나님과의 관계의 끈을 이어가던 남유다마저 결국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고만 것입니다. 성전은 불탔으며, 예루살렘은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강대국 바빌론에게 패하여 지배를 당하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가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에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은 자신들의 지난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자주 하나님이 자신들을 도왔던 그때를 떠올리곤 했습니다. 물론 과거를 생각한다고 해서 현재가 달라지거나 현재의 어려움이 더 견딜 만해 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난 과거를 생각하며 현재의 어려움을 견디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그때 한 예언자가 등장하여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이사야서 40-55장에 담겨 있습니다. 그는 더 이상 하나님의 벌하심과 심판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위로받아야 마땅한 존재임(40:1)을 선포합니다. 이 예언자는 이사야 예언자가 맞지만 학자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전하는 이 예언자를 일러 (기존의 이사야와 구분하여) 제2이사야 혹은 둘째 이사야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신약성경이 인용한 대부분의 이사야서 말씀은 바로 이 제2이사야의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40-55장에 이르는 제2이사야서의 이야기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대한 애정
오늘 함께 나눌 이사야서 43장도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둔 채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구원을 약속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만이 자신의 증인이 될 수 있다(12)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나의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이스라엘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십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속량하였으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 내가 너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겨 너를 사랑하였으므로, 너를 대신하여 다른 사람들을 내주고, 너의 생명을 대신하여 다른 민족들을 내주겠다.”(1,4) 이 구절은 복음성가로도 많이 불렸던 성경 구절입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너희들이 물 가운데로 건너갈 때에도 함께하고, 강을 건널 때에도 물이 침몰시키지 못하게 할 것이며, 불 속을 걸어가도 그을리거나 불꽃이 태우지 못할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보다 더 든든한 말이 세상에 어디 있나 싶습니다. 그리고 혹시 속량물로 내어줄 대상이 필요할 경우 다른 민족을 내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말을 마무리하는 아주 든든한 한마디 말씀을 전하시는데, 주님께서는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라.”(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낼 때는 이러한 위로의 말씀이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삶이 어렵고, 미래가 불확실하며, 삶에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는 이러한 주님의 말씀이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시의적절한 위로는 가뭄의 단비와 같습니다.
너희가 나의 증인이다
이어서 주님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밝혀보자며, 모든 열방과 민족뿐만 아니라 눈먼 자들, 귀먹은 자들 할 것 없이 모든 이를 법정으로 초대합니다. 주님이 밝히고자 하는 진실은 바로 ‘참 하나님이 누구인가?’하는 것입니다.
여러 신들은 저마다의 증인을 내세웁니다. 그리고 이제 주님 차례입니다. 우리 주님이 내세운 증인은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나의 증인이며, 내가 택한 나의 종이다. 이렇게 한 것은, 너희가 나를 알고 믿게 하려는 것이고, 오직 나만이 하나님임을 깨달아 알게 하려는 것이다. 나보다 먼저 지음을 받은 신이 있을 수 없고, 나 이후에도 있을 수 없다.”(10) 주님은 자신이 곧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보다 먼저 지음 받은 신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바로 이스라엘 너희가 나의 증인이다, 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이스라엘에게 다시 기회를 주셨습니다. ‘너희가 나의 증인’이라는 이 말은 ‘너희들은 이미 나를 떠났지만, 다시 돌아와 내가 참 하나님임을 드러내라’라는 말의 다름 아닙니다. 포로 된 자들에게 새로운 기회, 새로운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새로운 삶의로의 초대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는 다음 대목에서 확실해집니다. 주님은 이사야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이 말을 언급하십니다. 먼저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바빌론에 군대를 보내어 그 도성을 치고 너희를 구하여 내겠다. 성문 빗장을 다 부수어 버릴 터이니, 바빌로니아 사람의 아우성이 통곡으로 바뀔 것이다.”(14) 먼저 주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빌론으로부터 구원해 내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바빌론에 군대를 보내어 그 도성을 치고 이스라엘 백성들 구해내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러고 나서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18-19a) 주님은 이미 지나간 과거는 흘려보내고 새로 맞이할 날을 기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을 당부하십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종종 앞이 막막한 시기를 지나곤 합니다. 갑작스레 어떤 일을 당했거나 혹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지만 차마 피하지 못한 일 때문에 그 자리에 옴짝달싹 못 하고 서 있는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앞으로도 뒤로나 나아가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게 됩니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말씀이 바로 (방금 읽어드린) 이사야서 43장 18-19절의 말씀입니다.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우리의 남은 몫은 앞으로 나아가는 일뿐입니다. 주님은 상처 입고 연약한 우리를 통해 새로운 일을 시작하십니다. 앞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해결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욕심이 초래한 일이 아니라면, 불가능을 가능케 하실 것입니다.
마지막 단락(22-28절)에서 주님은 다시 이스라엘의 죄를 상기시키긴 하나 이렇게 하신 이유는 하나님은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시고, 오직 주님만이 참 하나님임을 말씀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사야서 43장
오늘 함께 나눈 이사야서 43장에는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주님은 이스라엘에게 실망하셨지만 그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셨습니다. 너희가 나의 증인이라고 말씀하시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 다시 하나님을 중심에 모신 삶을 살기를 바라셨습니다. 현재 그들은 바빌론의 포로 된 자의 처지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곧 새 일을 행하셔서 그들을 구원해 내시고 참 자유를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주님은 지금 우리를 새로운 삶의 자리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삶이 곤고한 자는 주님이 위로와 희망의 자리로 초대하십니다. 주님의 길에서 벗어나 방황하는 자는 다시 나와 함께 걷자는 동행의 자리로 초대하십니다. 이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좋으신 주님께서 우리를 선한 길로 인도하심을 믿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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