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2024. 6. 6. 03:20Salon

 
2024.6.5.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기 마련입니다. 진심이 왜곡되는 날 말입니다. 그런 날은 오히려 하지 말 걸, 생각해도 이미 늦은 날입니다. 
 
서로의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을 만들 계획을 갖습니다. 처음 하는 요리라 서툴 것이 분명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아보다가 밥솥에 짓기로 결심합니다. 밥솥에 닭과 찹쌀을 넣고 1시간 30분을 기다립니다. 거의 다 완성되었습니다. 김이 빠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밥솥 근처로 갔더니 김과 함께 밥솥에 가득 찬 찹쌀 국물이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본인 자신도 어이가 없어서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일이 좀 커졌지만 김이 다 빠지고 청소하고자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요리를 대접받는 사람이 다가오더니 한숨을 쉬며 왜 우두커니 지켜만 보냐며 어서 뒤처리를 하지 않고 무엇하고 있냐며 핀잔과 짜증을 내는 것입니다. 다른 의미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정성스레 준비한 모든 요리가 부정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여기서 요리를 대접받는 사람은 필자를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저입니다. 상대의 수고와 정성을 알면서도 핀잔과 짜증부터 냈던 게 바로 저입니다. 상대는 진심이 오해를 받아서 실망했고 저는 뒤처리를 해야 해서 매우 귀찮았고 짜증 내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을 지키지 못해서 스스로에게 실망했습니다. 살다 보면 진심이 왜곡되는 날,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날, 손도 써 보기 전에 일이 진행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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