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일 수요일
"나는 나의 내면에서 뿜어져나오려는 것을 실현하며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소설)
<데미안>에 심취했던 적이 있다. 그것도 성인이 되어서 말이다. 이 문장에 사로잡혔었고 위로와 억울함이 함께 몰려왔다. 더 늦기 전에 나다운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이 문장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와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전에 이 문장을 만났을 때는 나의 용기 없음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나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빠뜨린 부분이 있었는데, 헤세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미 책에 기록해 두었다는 점이다. 그는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려는 것을 실현하는 게 '의무'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 내가 살고 싶은 삶과 살아야 하는 삶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것을 축복이라고 해야 할지 운명이라고 해야 할지 쉽게 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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