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일 목요일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그냥 내버려두면 축제가 될 터이니.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오는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이 하루하루가 네게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해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리카락 속으로 기꺼이 날아 들어온 꽃잎들을 아이는 살며시 떼어내고, 사랑스런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달라 두 손을 내민다." (시)
책장에 꽂혀 있던 책. 오래전, 중고 서점에서 샀던 책. 그러다가 오늘 우연히 펼치게 된 책. 릴케의 시는 언제 읽어도 잔잔한 감명과 깊은 깨달음을 준다. <인생이란> 시. 첫 문장에 이미 마음 문이 열렸다. 인생이란 반드시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 그저 아이의 형상을 회복하면 되는 것. 아이는 소유와는 먼 존재. 잠시 꽃잎을 모아두지만 금세 꽃잎들을 떼어내고 새로운 꽃잎을 향해 두 손을 내미는 존재. 다가오는 것은 기꺼이 받아들이고 떠나가는 것들 또한 기꺼이 흘려보내기. 그럼 절로 인생은 축제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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