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7일 목요일
"이념에는 불가능이 없지만 복음에는 불가능이 있다." (본회퍼, <나를 따르라>)
흔들리며 걷는 길. 세상에 그렇지 않은 길이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처음 이 세상에 왔고 누구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모두 처음이고 지나간 것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삶이 그러할진대 세상은 어찌 확신과 이념으로 가득 차 있단 말인가. 확신과 이념은 힘이 있다. 그것에는 의심이 깃들 수 없다. 그리고 확신과 이념에 사로잡힌 자들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인간은 참 커다란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지만 참 어리석은 존재이기도 하다. 나는 많이 흔들리고 살았고 지금도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 나에게 할머니께서 핀잔을 주기도 하셨다.
확신을 갖고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에겐 하나의 길만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념에는 불가능이 없지만 복음에는 불가능이 있다." 본회퍼의 말이다. 복음에서 불가능성을 보다니. 그도 이 말을 확신 있게 말했겠지만 이 확신은 의심과 불가능을 긍정하는 확신이다. 그렇기에 확신 아닌 확신의 말이다. 종교는 광신과 무관하다. 인간이 광적인 믿음을 요구할 뿐이다. "종교는 자기 확신과 아무 관계가 없다. 오히려 종교는 자기 확신의 부재, 자기를 의심하고 자기를 믿지 못하는 자의 믿음이다." 진정한 종교는 인간의 나약함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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