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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청파 Note / 이사야서 (1)] 자기의 감옥으로부터 나오라

by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2024. 7. 9.

20240711 청파교회 새벽설교

 

자기의 감옥으로부터 나오라

 

<이사야 3장 13-15절> 

 

13. 주님께서 재판하시려고 법정에 앉으신다. 그의 백성을 심판하시려고 들어오신다. 

14. 주님께서 백성의 장로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을 세워 놓고, 재판을 시작하신다. "나의 포도원을 망쳐 놓은 자들이 바로 너희다. 가난한 사람들을 약탈해서, 너희 집을 가득 채웠다. 

15. 어찌하여 너희는 나의 백성을 짓밟으며, 어찌하여 너희는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을 마치 맷돌질하듯 짓뭉갰느냐?" 만군의 하나님이신 주님의 말씀이다.

 

 

 

이사야서 개론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이사야서 3장입니다. 각 권의 성경을 구분 짓는 범주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예언서인데, 이 예언서는 총 네 개의 두루마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금 다루는 이사야서를 비롯한 예레미야서, 에스겔서 그리고 12개로 이뤄진 12소예언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예언서는 말 그대로 예언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말합니다. 이 예언자들이 살았던 시기는 주전 8세기에서 5세기 초에 이르는데, 이 시기는 그야말로 격변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침략에 시달렸고, 각 나라들도 저마다 전쟁을 치르느라 평화가 없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주전 8세기 이전에도 예언자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기를 살았던 예언자 엘리야나 엘리사는 열왕기에 등장한 짧은 일화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가르침이나 행적이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주전 8세기에서 5세기는 격변기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기간은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그러합니다. 먼저 주전 721년에 북왕국 이스라엘은 앗시리아의 침략으로 멸망합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주전 587년에 남왕국 이스라엘은 바빌론(바빌로니아)의 침공으로 함락되었고, 수많은 유대 사람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가 살게 됩니다. 그 뒤 페르시아 왕 고레스의 칙령에 따라서 유대 사람들은 고국인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때가 주전 538년입니다. 바로 이사야를 비롯한 예언자들은 이 시기에 살았던 인물들이었고, 예언서는 바로 이 시대에 대한 신학적인 해설서 혹은 신학적인 논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1-3 이사야서

 

이사야서는 매우 긴 책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 이사야서는 크게 세 부분 나뉠 수 있는데, 먼저 1-39장을 첫 단락으로 보고, 40-55장을 두 번째 단락으로 56-66장까지를 마지막 단락으로 봅니다. 

 

먼저 이사야서 1-39장(39장)은 첫 이야기라고 해서 이스라엘의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하진 않습니다. 대신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부각되는데, 바로 이 만군의 주님이 이스라엘을 심판하러 오신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이유는 주님께서 ‘나의 자녀’(사1:1-2)라고 부르는 자들에 대해서 크게 실망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첫 번째 단락을 제1이사야서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심판과 정죄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다가 이사야서 40-55장(16장)에 이르러서는 그 분위기가 점차 바뀌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두 번째 단락을 제2이사야서라고 부르는데, 제2이사야서에 와서는 청자가 바뀝니다. 그들은 바로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이제 이스라엘의 절망적인 이야기가 끝이 나고, 보다 희망찬 말씀이 시작됩니다. 이제 이스라엘은 복역 기간을 다 마쳤고, 죄에 대한 형벌도 다 받았기 때문입니다(사 40:2). 

 

마지막 단락인 이사야서 56-66장(11장)에 이르러서는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포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이제 이사야는 단순히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방식에서 하나님의 미래를 선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의 형식을 바꿉니다. 우리는 이 마지막 단락을 제3이사야서라고 부릅니다

 

모든 권위와 질서의 붕괴

 

오늘은 이러한 이사야서 가운데 첫 번째 단락인 이사야서 3장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사야서 3장은 예루살렘에 닥쳐올 대혼돈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주님의 심판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먼저 이사야서 3장 1-12절에는 예루살렘의 모든 권위와 질서가 붕괴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주님은 그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의지해 왔던 모든 권위 있는 자들을 없앨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언자나 군인, 재판관이나 점쟁이 심지어 마술사와 요술쟁이들마저 없앨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에 더하여 그날에는 미성년의 사내들이 이스라엘의 새로운 지도자가 될 것이고, 결국 권위의 추락 때문에 그날에는 그동안 서로 간에 지켜왔던 예의와 도덕 또한 다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한 가족의 구성원이 제 집안의 식구 가운데 한 사람을 지목하여 우리의 통치자가 되어달라고 말하지만, 그 또한 다른 묘안이 없어서 그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현재 이스라엘은 심하게 병들었고, 그 누구도 병든 이스라엘을 구해 낼 사람이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이러한 대우를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저 재미 삼아 백성들을 괴롭히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 8절에서 이사야는 말합니다. “드디어 예루살렘이 넘어지고 유다는 쓰러진다. 그들이 말과 행동으로 주님께 대항하며,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현존을 모독하였기 때문이다.”(8) 예루살렘과 유다가 혼란을 겪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하나님께 대항하고, 하나님을 모독하였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들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 드러내 놓고 행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더 이상의 수치나 부끄러움은 없었습니다

 

자기 감옥에 갇힌 자 

 

이어지는 13-15절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대항하고, 하나님을 모독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됩니다. 그것은 바로 가난한 사람들을 약탈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빼앗아 자기 배를 채웠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나의 포도원을 망쳐 놓은 자들이 바로 너희다. 가난한 사람들을 약탈해서, 너희 집을 가득 채웠다. 어찌하여 너희는 나의 백성을 짓밟으며, 어찌하여 너희는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을 마치 맷돌질하듯 짓뭉갰느냐?”(14b-15a) 하나님은 나 홀로 잘 사는 인생을 기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 나의 부요함이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약탈하여 이룬 것이라면, 그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하나님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합니다. 예언자는 하나님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자입니다. 이사야는 가난한 이들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며, 이스라엘 전체의 행위를 판단했습니다. 

 

이어서 16-24절에는 예루살렘 여인들이 등장하는데, 그녀들이 행한 행위가 무엇인지 주님의 입술을 통해 드러납니다. 그녀들이 비판받는 이유는 바로 교만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의 여인들은 자신을 과시하는데 온 에너지를 사용했습니다. 사치나 자기 과시가 그녀들의 일상을 가득 채운 것입니다. 본문에 나열된 여러 가지 옷과 장신구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치와 자기 과시가 주님께 심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아닙니다. 예루살렘의 여인들이 하나님께 비판받은 이유는 자기를 가꾸고 다듬느라 다른 사람들을 돌보지 않고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예루살렘의 여인들은 타인의 삶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자기 감옥에 갇힌 자들이었던 것입니다. 

 

자기로부터 벗어난 자

 

오늘 우리가 나눈 이사야서 3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 메시지 그 초입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39장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하나님의 경고 메시지와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범죄한 내용이 무엇인지 다룰 예정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난한 자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오히려 착취하기까지 한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의 분노를 사게 됐고, 결국 모든 권위가 무너져 길을 잃은 자들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희망이 사라져 가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사야서는 경고와 심판의 책이긴 하나 어떻게 보면, 황폐해진 이스라엘이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을 복기하며 그 안에서 주님의 뜻을 찾으려는 노력의 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심판에 목적을 두고, 눈에 불을 켠 채 우리를 바라보는 분이 아니십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가 이 땅에서 저마다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내길 바라십니다. 그리고 주님은 우리가 자기의 감옥으로부터 나오길 바라십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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