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8 청파교회 새벽설교
네가 감히 누구를 모욕하고 멸시하였느냐
<이사야서 37장 26-29절>
26. 산헤립아, 너는 듣지 못하였느냐? 그런 일은 이미 내가 오래 전에 결정한 것들이고, 아득한 옛날부터 이미 내가 계획한 것들이다. 이제 내가 그것을 이루었을 뿐이다. 그래서 네가 견고한 요새들을 돌무더기로 만들고
27. 여러 민족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공포에 질리게 하고, 부끄럽게 하였다. 민족들은 초목과 같고, 자라기도 전에 말라 버리는 풀포기나 지붕 위의 잡초와 같았다.
28. 나는 다 알고 있다. 네가 앉고 서는 것, 네가 나가고 들어오는 것, 네가 나에게 분노를 품고 있는 것도, 나는 모두 다 알고 있다.
29. 네가 나에게 품고 있는 분노와 오만을, 이미 오래 전에 내가 직접 들었기에, 내가 너의 코를 갈고리로 꿰고, 너의 입에 재갈을 물려, 네가 왔던 그 길로 너를 되돌아가게 하겠다."
열왕기하 18장 이야기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이사야서 37장입니다. 이사야서 36장부터 39장까지는 열왕하기에 등장한 이야기가 다시 한번 서술됩니다. 이 이야기가 이사야서에 다시 한번 기록된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열왕기하에 기록된 이사야의 선포가 결국 이루어졌음을 드러내기 위함이고, 두 번째 이유는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야서라는 책을 잘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열왕기하와 같은 이야기가 반복은 되지만, 맥락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함께 나눌 이사야서 37장에는 36장에 이어서 히스기야 왕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히스기야는 강대국 앗시리아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앗시리아의 술 맡은 관원장인 랍사게가 등장하여 히스기야 왕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을 혼란에 빠뜨립니다. 그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바로 ‘너희들의 하나님을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앗시리아의 조롱
랍사게는 36장 말미에서 히스기야 왕과 백성들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합니다. 백성들을 향해 왕이 하는 말을 믿지 말라며 백성들을 불안에 빠뜨립니다. 이사야서 37장은 바로 이다음에 일어난 일을 보여줍니다.
강대국 앗시리아의 조롱에 히스기야는 깊은 절망에 빠집니다. 그는 분노와 슬픔에 사로잡힙니다. 주님이 조롱거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울분을 참지 못하여, 자기 옷을 찢고, 베옷을 두르고, 주님의 성전으로 들어가 기도합니다(1). 그리고 예언자 이사야에게 사람들을 보내어 이러한 사정을 전합니다. 엘리야김과 셉나 일행은 이사야를 만나 자신들의 사정을 아룁니다. “오늘은 환난과 징계와 굴욕의 날입니다. 아이를 낳으려 하나, 낳을 힘이 없는 산모와도 같습니다.”(3) 그들은 조롱과 협박을 받아 화는 나지만, 강대국과의 힘 차이 때문에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아이를 낳아야 하지만 낳을 힘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미 모든 사정을 알고 있던 이사야는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한 영을 보내어, 그가 헛된 소문을 멈추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할 것이고, 그곳에서 칼에 맞아 죽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사야는 불안에 떠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안심시켰고,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앗시리아의 협박
그러나 앗시리아는 그리 호락호락한 민족이 아니었습니다. 앗시리아의 왕 산헤립은 이사야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사신들을 보내어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의지하는 너의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앗시리아 왕의 손에 넘어가게 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하여도, 너는 그 말에 속지 말아라. 너는, 앗시리아 왕들이 다른 모든 나라를 멸하려고 어떻게 하였는지, 잘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너만은 구원받을 것이라고 믿느냐?”(10-11) 산헤립은 모든 주변 국가들이 우리에게 굴복한 일을 당신들도 알고 있을 것이고, 이 사실을 잊지 말라고 협박했습니다. 그리고 예언자 이사야가 하는 말은 온통 거짓이니, 그 말에 현혹되지도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산헤립의 편지가 히스기야에게 도착했고, 히스기야는 주님께 기도하기 위해 성전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주님께 하나님을 모욕한 산헤립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많은 우상들은 앗시리아의 손에 사라졌지만, 하나님만이 참 신이 되심을 드러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20).
주님께서 웃으셨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이사야는 히스기야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앗시리아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 “처녀 딸 시온이 너 산헤립을 경멸하고 비웃는다. 딸 예루살렘이 오히려 물러나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머리를 흔든다. 네가 감히 누구를 모욕하고 멸시하였느냐? 네가 누구에게 큰소리를 쳤느냐?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 네가 감히 너의 눈을 부릅떴느냐?”(22-23)
이사야는 주님께서 오히려 앗시리아가 하는 말을 비웃으셨다고 말했습니다. 주님은 감히 누구를 모욕하고, 누구에게 큰소리를 쳤는지 알지 못하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꾸짖었습니다. 앗시리아는 그야말로 상대를 잘못 선택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 본인과 앗시리아는 서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셨습니다. “나는 다 알고 있다. 네가 앉고 서는 것, 네가 나가고 들어오는 것, 네가 나에게 분노를 품고 있는 것도, 나는 모두 다 알고 있다.”(28) 앗시리아가 아무리 크고 강하다고 하여도 주님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다. 주님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고 위대한 분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실현된 주님의 말씀
이어서 이사야는 이스라엘에게 주님의 위로와 보호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주님의 위로는 한 가지 증거를 통해서 드러날 것인데, 올해는 들에서 저절로 자란 곡식을 먹을 것이고, 다음 해에는 백성이 직접 뿌리고 가꾼 곡식을 먹게 될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앗시리아의 위협에서 벗어나 다시 평화를 되찾게 될 거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사야는 히스기야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결국 이사야를 통해 전해졌던 주님의 약속은 오늘 본문 마지막에 이르러서 성취됩니다. 오늘 본문 7절에서 주님께서 ‘한 영’을 보낼 것이고, 그 영에 의해서 산헤립은 죽음을 맞게 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이 36절 후반부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앗시리아 군대 185,000명을 죽였고, 앗시리아의 왕 산헤립은 자신의 두 아들(아드람멜렉, 사레셀)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됩니다(38). 결국 주님은 히스기야와 이스라엘을 지키셨고, 주님을 조롱하였던 산헤립과 앗시리아는 죽음과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겸손해야 할 이유
오늘 말씀은 주님을 멸시하고 조롱한 한 왕과 그의 백성들이 당한 일에 관해 전해줍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보다 더 크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의 교만은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결국 산헤립과 앗시리아 군대는 크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구약이 보여주는 하나님의 심판 방식은 잔인하고 끔찍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경의 기록은 당시 전쟁이 일반화된 세상의 맥락에서 읽혀야 합니다. 아무튼 우리가 오늘 본문에서 집중해서 봐야 할 부분은 앗시리아의 태도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업신여겼고, 자신들을 하나님보다 더 크게 여겼습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내가 내 삶의 주인인 것처럼 여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가 곧 앗시리아의 태도와 닮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소중히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를 따른다는 말은 이러한 태도를 갖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내 안에 주님께서 주신 사랑을 채워서 사랑을 전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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