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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2024.6.27. 글을 쓰는 것은 노동입니다. 물론 노동이 아닌 글도 있습니다. 그런 글을 설사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한참 인문학 공부를 할 때, 뼛속 깊이까지 내려가서 쓴 글을 (거칠게 표현하여) 된똥에 비유했고, 고민 없이 그제 발설하기 위한 목적의 글을 설사에 비유했습니다. 제대로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힘겨운 운동을 하는 것과 비슷한 수고를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두렵고 막막한 순간은 백지를 마주한 순간입니다. 맑디맑은 하얀 화면을 응시하는 것은 설렘보다는 막막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내 안에서부터 흘러나오는 말을 붙잡아 글을 쓰는 것은 매우 복 받은 순간입니다. 그러한 경우가 흔치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꾸준히 글을 써야 하고 또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늘 이러한 순간과 ..
10:43:44 -
책임감
2024.6.26. 자유를 꿈꿨습니다. 조르바를 꿈꿨고 네루다를 꿈꿨습니다. 자유는 곧 가벼움이었습니다. 자유는 중력의 반대말이었습니다. 자유에 대해 깊이 고민할 때 만난 개념은 책임감이었습니다. 자유는 책임과 떨어질 수 없는 개념이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자유란 책임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책임을 선택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유는 무책임하고 무분별하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숱한 책임들 가운데 어떤 책임들을 선별적으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능력이라는 말일 것입니다. 가족이 생기고 나이를 먹고 후배들이 생기다 보면 책임의 무게도 그만큼 늘어갑니다. 긍정적인 의미로 본다면, 책임질 일이 많아진다는 것은 곧 내가 성숙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말과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의 의미..
2024.06.27 -
우연
2024.6.25. 지방 출신이 서울에서 길을 걷다가 우연히 고향 사람을 만나는 건 가능한 일일까요?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몇 해 전, 20년 만에 우연히 사당역에서 고향 동창을 만났고, 아주 잠시 들른 고향의 어느 식당에서 옆 테이블에 앉은 동창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손 볼 곳이 있어서 외부 업체 사람들이 왔었고 사무실 곳곳을 살피며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직원 중의 한 명이 제가 있는 사무실로 왔고 저는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겠거니 하며 편히 일을 보시라고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분께서 "00 형 아니세요?"라고 하시길래 화들짝 놀라서 그 직원분의 얼굴을 뚫어지게 살폈습니다. 거..
2024.06.26 -
[청파 Note / 아가서 (1)] 사랑에 빠진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 노래
20240627 청파교회 새벽설교 사랑에 빠진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 노래 2. (여자) 나에게 입맞춰 주세요, 숨막힐 듯한 임의 입술로. 임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더 달콤합니다. 3. 임에게서 풍기는 향긋한 내음, 사람들은 임을 쏟아지는 향기름이라고 부릅니다. 그러기에 아가씨들이 임을 사랑합니다. 4. 나를 데려가 주세요, 어서요. 임금님, 나를 데려가세요, 임의 침실로. (친구들) 우리는 임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포도주보다 더 진한 임의 사랑을 기리렵니다. 아가씨라면 누구나 임을 사랑할 것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아가서 1장입니다. 먼저 아가서에서 ‘아가’라는 말은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가서에는 아름다운 노래들이 담겨 있는데,..
2024.06.25 -
친구
2024.6.24. 친구라는 말은 너무 중요해서 뭐라고 말하기 조심스러운 단어입니다. 친구라는 말은 너무 흔해서 식상해지기 쉬운 단어입니다. 친구라는 말의 정의는 여러 개일 수 있으나 가까운 친구를 말할 때는 늘 한두 명의 적은 인원만 포함시키는 게 친구라는 단어입니다. 다 지난 유행이지만 누군가 T와 F중에 선호하는 성향의 친구가 있냐고 물으면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공감과 위로를 잘하는 F의 친구를 바랄 때도 있고, 공감과 위로에서만 머물지 않고 날카로운 지침을 주는 T의 친구를 바랄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F로 시작해서 T로 마무리하는 친구가 가장 좋은 친구인가. 그렇게 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TF와 FT. 문득 TF팀이라는 말과 FT Island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2024.06.25 -
타이밍
2024.6.23. 영화 를 보면, 남자 주인공인 견우는 이런 말을 합니다. "우연이란 노력한 사람에게 운명이 놓아주는 다리입니다." 무언가를 얻거나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명이 우연이라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말일 것입니다. 물론 가만히 있어야 할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기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돌아보거나 때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바가 있을 때 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에게 운명은 단 한 번의 기회라도 더 마련해 주기 마련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빈번하진 않아도 종종 삶에 변화를 가져다줄 기회들이 찾아왔음을 경험합니다. 그것이 기회인지 알아채지 못해서 어떤 기회는 그냥 흘려보내기도 했고 또 어떤 기회는 예상..
202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