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에세이> Day 4. 몸이 건네는 말
Day 4. 몸이 건네는 말 팜플로나(Pamplona) –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 5시간 (25.5Km) 비가 온다. 순례 시작 이래 처음으로 비가 내린다. 가방 저 밑에 넣어두었던 비옷을 꺼내 입고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걷는다. 순례자를 향해 내리쬐던 스페인의 무심한 햇살도 먹구름 앞에선 그 힘을 잃었다. 그래서일까? 무거운 가방을 매고 산을 오르락내리락 해도 체온이 잘 오르지 않는다. 컨디션도 영 좋지 않아 오늘 목적지인 ‘푸엔테 라 레이나’까지 갈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갈팡질팡한 마음이 불안감에 속도를 높인다. 그래도 계속 걷는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걸을 것이냐, 멈출 것이냐, 두 선택만 있을 뿐.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중간 중간 몸의 반응을 살핀다. 그러다보니 ..
201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