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잘 늙는다는 건 뭘까
광화문 촛불 집회 참석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밤 12시가 조금 덜 된 시간이다. 할머님은 피곤하셨는지 불을 켜 놓은 채 잠이 들어 계셨다. 조용히 불을 꺼 드리고 내 방에 들어와 보니 책상 위 양말 두 켤레가 놓여 있었다.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추운 겨울 손자 따뜻하게 보내라고 예쁜 겨울 양말을 얻어 오셨나보다. 할머니께서는 오래 전부터 종편 방송 중 TV조선을 즐겨 보셨고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그녀를 감싸주는 말들을 자주 하곤 하셨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터진 후 JTBC는 물론 TV조선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관계를 앞장서 보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요즘 일과를 마치거나 촛불 집회 참석 이후 집에 들어와 할머니를 마주할 때면 왠지 모를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에..
2016.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