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걷는 게 좋다
걷는 게 참 좋다. 대체 걷는 게 뭐가 좋은 거지? 어제 나만큼 걷는 걸 좋아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두세 번 다녀왔고 최근 입국한 까미노계의 요정은 1200Km를 걷고 왔단다. 존경한다. 사실 나는 면허가 있지만 운전할 기회가 없어왔고 무엇보다 운전에 대한 매력을 못 느꼈던 터라 모든 여행은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러한 삶의 방식이 까미노까지 이어졌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걷는다는 것의 의미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게 어렵다고 느낀다. 걷는 행위에 대한 정의 가운데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걷는다는 건 나누어진 땅을 깁는 행위라는 말이었다. 까미노를 걸으며 스페인 북부의 마을을 두 발로 잇긴 했지만 그러한 연결고리가 나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201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