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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이로스

<산티아고 에세이> Day 31. 고요함이 필요합니다 Day 31. 고요함이 필요합니다. 페레이로스(Ferreiros) – 팔라스 데 레이(Palas de Rei) : 7시간 30분 (32.9Km) 어느새 비가 그쳤다. 비가 멈춰준 만큼 다시 힘을 내보기로 한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한 아침, 높은 습도로 인해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땀이 흥건하다. 그래도 비로 젖지 않음에 감사하며 힘차게 한 걸음 내딛어본다. 오늘 머물 목적지인 ‘팔라스 델 레이(Palas de Rei)’ 중간쯤 되는 어느 마을 Bar에 들러 허기를 달래기로 한다. 한적한 길 위에 딱 하나 있는 Bar여서 그런지 그동안 오가며 스친 순례자들이 모두 이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과 잠깐의 인사와 담소를 나눈 뒤, 서로 다른 보폭과 목적지로 인해 다시 헤어짐을 갖는다. 여전히 이곳에선 ..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30. 여기 없는 이는 소용없다 Day 30. 여기 없는 이는 소용없다.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 – 페레이로스(Ferreiros) : 7시간30분 (29Km) 까미노는 미팅의 천국이다. 물론 남녀가 비슷한 의도를 가지고 만나게 되는 그런 즉석 만남의 미팅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다양한 만남(meeting)의 축제, 이것이 ‘길’이라는 뜻의 ‘까미노(Camino)’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이 길을 걸은 지 열흘 쯤 됐을 때였나? 땅만 보며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바로 앞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걷고 있는 게 보였다. 일본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던 그녀는 경상도 사투리가 매력적인 부산 아가씨 은경이었다. 처음 만났을 당시 우리는 아주 잠깐 함께 걸으며 가볍게 인사를 나눈 정도였다. 그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