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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페라다

<산티아고 에세이> Day 27. 길들여진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 Day 27. 길들여진다는 것의 기쁨과 슬픔 폰페라다(Ponferrada) –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 : 7시간 (22.6Km) 친해지고 싶었다. 상대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어서 빨리 친해지고 싶었다. 그런데 가까워진다는 게 어디 마음처럼 쉬운 일이던가. 모든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거늘. 그런 시간의 바구니 안에는 오해와 상처, 갈등과 같이 유쾌하지 않은 선물도 담겨있음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늘 새로운 관계에는 불편한 요소들이 없기를 바란다. 이것이 욕심의 마음임을 알면서도 자주, 또 빈번히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다. 한국에서부터 알고 지낸 친구가 있다. 고심 끝에 그 친구와 함께 이 길고 험한 순례를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하루 이틀 보고 말 사이가 아..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5. - Day 26. 다 식은 커피 같을 때가 있다 Day 25. - Day 26. 다 식은 커피 같을 때가 있다. 폰세바돈(Foncebadon) – 폰페라다(Ponferrada) : 7시간 (28.4Km) 1.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기분 좋은 출발을 한다. 어제부터 동행이 된 혜영이와 지영 듀오와 출발하는 시간은 달랐지만 늘 그렇듯 길 위에서 마주치면 함께 쉬었고 또 시간이 지나면 헤어지기도 했다. 간밤에 산 미구엘(San Miguel) 한 잔씩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다. 오해를 푸는데 진솔한 대화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십자가 형상이 나타났다. 어디서 봤더라? 산티아고 순례를 준비하며 TV나 책, 인터넷에서 자주 봤던 ‘철의 십자가’였다. 대부분 순례자는 이 ‘철의 십자가’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