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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미스타

<산티아고 에세이> Day 17. 길을 잃는 것도 길을 찾는 과정임을 Day 17. 길을 잃는 것도 길을 찾는 과정임을 프로미스타(Frómista) –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Carrión de los Condes) : 5시간 (20.9Km) 일행 중 가장 늦은 출발을 한다. 며칠 전부터 생긴 마음의 질병이 이 몸뚱이를 계속 바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마음의 독감이 우울이라면, 시기와 질투는 마음에 쌓인 피로일까 아니면 어떤 결핍일까? 적당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묵직한 마음의 피로감이 오늘 출발에 영향을 미친 모양이다. 어깨도 여전히 말썽이다. 무거운 배낭을 메며 나름 역할을 다하고 있는데, 주인이 돌봐주지 않자 많이 서운한 모양이다. 사지(四肢) 사이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통증을 통해 알려준다. 끈이 문제인가 해서 배낭의 끈을 이리저리 조절해봐도 나아지질 않는다..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16. 쉬는 것 자체가 거룩함이다 Day 16. 쉬는 것 자체가 거룩함이다 카스트로헤리스(Castrojeriz) – 프로미스타(Frómista) : 6시간 (25.5Km) 여전히 발목이 좋지 않은 현정이와 그의 오랜 벗 지혜는 택시를 타고 다음 마을로 이동할 계획이다. 질량은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도 보존이 되는 걸까? 오늘은 이 두 친구의 자리를 다른 순례자들이 채우게 됐다. 가끔 길 위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던 한국 순례자 정아, 제영이가 함께 걷게 됐다. 물론 나의 오랜 동행인 세진이도 함께. 아무튼, 오늘 묵었던 마을을 벗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높은 언덕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 언덕의 덩치가 보통이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의 향연이다. 심호흡 크게 한번 하고 단숨에 넘어볼 생각이다. 출발 전 먹어둔 바나나가 한몫 해 주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