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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r

<산티아고 에세이> Day 12. 슬픔이 주는 침묵 Day 12. 슬픔이 주는 침묵 아헤르(Ager) – 부르고스(Burgos) : 8시간 (23Km) 가장 믿기 힘든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던가?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이 가리산지리산이다. 발목이 아픈 현정이와 그녀의 동행이 되어주는 절친 지혜. 그녀는 현정이를 돌봐주기 위해 개인 스케줄을 조정했다. 그리하여 현재 그녀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을과 마을을 이동 중이다. 의지는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현정이는 너무 속이 상하다. 이곳이 산책하듯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쉽게 떠나지도 못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라도 길 위의 시간을 늘리고 싶은 것이 그녀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그렇기에 오늘의 순례도 세진, 선영, 나 이렇게 세 사람이 동행이 된다. 서두에도 이야기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더 마음의 갈피를 잡..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11.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Day 11.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벨로라도(Belorado) – 아헤르(Ager) : 7시간 (28Km) 오늘은 평소보다 더 걸어볼까 한다. 몸이 기억하는 익숙함이 아니기에 걱정도 되지만 그냥 이유 없이 그러고 싶은 날이 있다. 생장에서 나눠 준 지도를 보니 오늘은 높은 언덕도 있는 듯한데, 이기적인 주인 때문에 몸이 고생 좀 하겠구나, 싶다. 그래도 다행인 건, 걷기 시작하니 어제와는 다른 길들이 나타나 걸음에 흥이 묻어난다. 오름직한 언덕과 적당한 평지, 작은 숲길이 적절히 분배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까미노의 일상이 그렇듯 출발은 함께 했어도 곧 따로 걷기 마련인데, 앞서 걷던 나는 산 중턱의 어느 Bar에서 숨을 돌리며 일행을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영이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