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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말씀살롱 2024. 11. 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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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2일 화요일

 

"모든 이야기의 시작에 유혹이 있다. 에밀 싱클레어를 유혹한 것은 프란츠 크로머의 불량함, 악이다. 아니다. 모든 유혹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발동한다. 모든 욕망은 매개된 것이라는 르네 지라르를 따라 이해하자면, 프란츠 크로머는 다만 매개자일 뿐이다. 그는 에밀 싱클레어가 무엇인가를 욕망하도록 자극한다. 프란츠 크로머가 나타나기 전에는 없었던, 자기 안에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욕망이 에밀 싱클레어에게 나타난다. 비범함에 대한 유혹이 그것이다." (이승우, <고요한 읽기>) 

 

안토니오 수도사는 <깨달음은 더디 온다>라는 책에서 유혹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유혹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그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유혹을 당해 보지 않고는 구원받을 수도 없다.” 사는 동안 유혹은 늘 있을 것이다. 안토니오 수도사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유혹이 하늘나라와 구원의 경지까지 다룰 이야기라면 유혹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유혹에는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는 유혹을 늘 나쁜 것, 악으로 규정한다. 유혹의 힘이 그만큼 세다는 말일 거고 유혹을 당한 결과는 늘 안 좋게 마무리되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유혹 자체는 잘못이 없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유혹을 통해 인식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유혹은 매개된 것'이라는 르네 지라르의 말은 유명하다. 우리는 악 자제에 끌리는 것이 아니다. 악이(라고 여겨지는) 보여주는 특별하고 비범한 무언가에 끌리는 것이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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