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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1일 월요일
"실제로 나는 크로머 같은 사람을 만났고, 데미안 같은 사람도 만났다. 크로머 같은 이를 만난 곳은 밤, 골목이었고, 데미안 같은 이를 만난 곳은 낮, 교회였다." (이승우, <고요한 읽기>)
소설 속 인물이 소설 속 인물일 수만 없는 이유는 글을 쓴 작가는 그런 사람을 만났고 그런 사람에 대한 기억을 책에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작가가 만난 인물이 꼭 한 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 명을 만났지만 그 한 명은 하나의 대명사처럼 여럿일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소설 속 인물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자기 인생에서 만나기도 한다. 나도 <데미안>을 읽으며 내가 만난 크로머는 누구인지 또 데미안은 누구였는지를 생각해 봤다. 물론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 그것은 시간이나 공간일 수도 있다. 소설은 그래서 좋고 그래서 불편하다. 좋은 소설은 실재하지 않는 사람을 낳고 잊고 지낸 한 사람과 다시 연결해 주는 마법과 같은 재주가 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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