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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퍼탈

<산티아고 에세이> 새로운 모험이자 새로운 경험, '산티아고' 2. 새로운 모험이자 새로운 경험, ‘산티아고’ 우연이었을까 서서히 다가오는 필연이었을까? 아르주아(Arzua)에서 만난 캐나다 순례자 제이미와의 만남이 나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었다. 만일 내 안에 있던 것들이 솟아 나오려는 것이었다면 그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순례가 끝난 자리에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 콤포스텔라를 눈앞에 둔 그 시점에 갑자기 고민이 쏟아졌다. 마음의 불안을 낮추고 내적 평화를 누리고자 이곳에 왔는데, 이상하리만큼 목적지에 다가가면 갈수록 혼란은 가중되었다. 이 무슨 하늘의 장난이란 말인가. 차분히 마음을 들여다보니 나의 마음은 또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산티아고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다. 이대로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았다. 항공권을 연장해서라도 .. 더보기
[에세이] 나만 아는 장소, 부퍼탈(Wuppertal) 누가 내게 물었다. 혹시 나만 알고 있는 그런 장소가 있나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곳에만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괜히 그리워지는 그런 장소 말이에요. 질문을 받고 한참을 생각해 봤다. 그런 곳이 있었나? 여행지부터 떠올려봤는데 잘 생각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제주도의 게스트 하우스나 밥집, 카페, 해변이 떠오르긴 하나 그곳은 워낙 유명한 곳들이라 선뜻 제주가 그곳이라 말하기 어렵다. 한 번 이상씩 가봤던 라오스나 일본의 어느 동네가 그런 곳일까 떠올려 봐도 잡히는 게 없다. 질문을 받고 나서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사실은 멍 때리고 있다가) 문득 그런 곳이 될 만한 장소가 떠올랐다.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일탈하듯 가게 된 독일의 부퍼탈(Wuppertal)이 바로 그곳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