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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산티아고 에세이> Day 9. 설렌다면 당신도 청춘이다 Day 9. 설렌다면 당신도 청춘이다. 나헤라(Najera) –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Santo Domingo de la Calzada) : 4시간 (21Km) 산보(散步) 정도였다. 난 험산준령(險山峻嶺)을 넘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이미 말한 적 있지만 이 순례는 급히 떠나온 순례였다. 배낭과 등산화의 끈 조절도 잘 할 줄 몰랐으니 준비 없이 떠난 순례가 확실하지 않은가. 까미노를 걸은 지 아홉째 날이다. 이제야 배낭을 몸에 밀착되게 메는 법을 터득한다. 그것도 스스로가 아니라 함께 걷던 동료를 통해서다. 배낭이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하나가 되는 느낌! 몸이 훨씬 가뿐해진 느낌이다. 밀착된 배낭의 새로움이 문득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게 했다. 떠나야만 했고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은 지난 시간.. 더보기
[에세이] 잘 늙고 싶다 영원히 청춘이고 싶다. 몸은 늙지만 마음 만큼은 청춘이고 싶다. 그래서 영원히 청춘이고 싶었다. 자주 이렇게 되뇌곤 한다. 사진 속 내 모습을 본다. 필터를 거치지 않은 날 것의 사진을 본다. 시간의 직격탄을 홀로 맞은 느낌이다. 웃을 때의 주름과 피부의 생기는 다 어딜간걸까.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디카의 발전이 썩 유쾌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최근 읽은 책 속의 한 문장이 딱 내 얘기 같다. "가끔 그는 한밤중에 온욕을 한 뒤 불빛 아래서 자신의 몸을 살펴본다. 노화는 피곤해 보이는 것과 좀 비슷하지만, 잠을 아무리 자도 회복되지 않는다. 해가 갈수록 조금씩 더할 것이다. 올해의 이른바 못 나온 사진이 내년에는 잘 나온 사진이 된다. 자연의 친절한 속임수는 모든 일을 천천히 진행시켜 우리를 상대적으로 덜.. 더보기
[에세이] 청춘 청춘의 한 문장을 남겨볼까 한다, 조금은 서글프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소설가 김연수씨는 에서 '청춘'을 일러 이렇게 표현했다. "인생의 정거장 같은 나이. 늘 누군가를 새로 만나고 또 떠나보내는 데 익숙해져야만 하는 나이. 옛 가족은 떠났으나 새 가족은 이루지 못한 나이. 그 누구와도 가족처럼 지낼 수 있으나 다음 날이면 남남처럼 헤어질 수 있는 나이. 그래서인지 우리는 금방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친해질 수 있었다." 몇 해 전, 청년들을 대표한 기도 자리에서 이 글귀에 마음을 담아 기도했던 기억이 난다. 12월이 지닌 양면성 때문이었을까, 성탄의 절기에 이 글귀의 부활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12월은 정신을 집중하며 지내려고 무지 애쓰는 아주 골치 아픈 달이다. 12월의 생일과 크리스마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