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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산티아고 에세이> Day 18. 단순함 속에 담긴 즐거움 Day 18. 단순함 속에 담긴 즐거움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Carrión de los Condes) – 테라딜로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 6시간30분 (26.6Km) 산티아고 순례가 주는 매력 중 하나는 ‘단순함’이다. 많은 사람이 입을 모으길, 순례를 하다 보면 내면의 혼란들이 잠잠해지고 차분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에겐 적용되지 않는가 보다.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질문에 까미노에서 얻은 갖가지 경험까지 더해져 혼란은 가중이다. 하지만 이전의 나의 모습과 달랐던 한 가지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났다. 혼란이라는 것이 그것을 경험한 자의 ‘유쾌함’만은 뺏어 가지 못했다. 어디를 가든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만큼은 달..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17. 길을 잃는 것도 길을 찾는 과정임을 Day 17. 길을 잃는 것도 길을 찾는 과정임을 프로미스타(Frómista) –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Carrión de los Condes) : 5시간 (20.9Km) 일행 중 가장 늦은 출발을 한다. 며칠 전부터 생긴 마음의 질병이 이 몸뚱이를 계속 바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마음의 독감이 우울이라면, 시기와 질투는 마음에 쌓인 피로일까 아니면 어떤 결핍일까? 적당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묵직한 마음의 피로감이 오늘 출발에 영향을 미친 모양이다. 어깨도 여전히 말썽이다. 무거운 배낭을 메며 나름 역할을 다하고 있는데, 주인이 돌봐주지 않자 많이 서운한 모양이다. 사지(四肢) 사이에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통증을 통해 알려준다. 끈이 문제인가 해서 배낭의 끈을 이리저리 조절해봐도 나아지질 않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