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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에세이> Day 13. 떠남, 만남, 돌아옴 Day 13. 떠남, 만남, 돌아옴 부르고스(Burgos) : 쉼 오늘은 처음으로 내일의 걱정이 없는 날이다. 이 도시에서 하루 더 묵기로 했기 때문이다. 산티아고 순례의 매력 중 하나는 한 마을에서 이틀 묵는 일이 흔치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일지라도, 아무리 불편한 것이 있어도 두 번 머무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 바로 이곳 산티아고이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이라는 시간 밖에 살아낼 수밖에 없는 곳, 잡고 있던 것을 계속해서 놓는 훈련을 하는 곳이 바로 여기 산타아고이다. 순례 중엔 짐을 싸고 푸는 것이 일상이지만 오늘은 일행들과 합의 하에 조금의 여유를 누려본다. 이곳 부르고스(burgos)에서 하루 더 묵기로 결정하고 평소보다 느지막이 눈을 뜬다. 하지만 어제의 무거운 감정이 여전히 내..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일상의 반복이자 일상의 회복, ‘산티아고’ 2. 일상의 반복이자 회복,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개다. 그 중에 가장 많은 순례자들이 걷는 길이 바로 프랑스 길(Camino Francés)이다. 나는 고민의 여지없이 프랑스 길을 선택하여 위험과 불안의 강도를 낮춘다. 안정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이렇게 초보 순례자 티를 내게 한다. 그리고 그 프랑스 길을 33일 만에 완주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약 800Km가 되는 길을 33일 만에 걷기 위해서는 하루에 20~30Km씩 꾸준히 걸어야 한다. 그런데 필자는 부모님을 따라 가끔 산에 발을 붙이던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가 평소 산을 밟는 일은 연례행사 수준이었다는 말이다. 사전에 철저한 운동 없이 매일 6시간 이상씩 걷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