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신영복 선생님을 생각하며

2016. 1. 17. 13:26Essay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걸 다시 느낀 일이었다. 신영복 선생님의 별세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난 선생님께서 '죽음'에 관해 쓴 글이 기사화 된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 보니 돌아가신 것이다. 순간, 믿기지 않았다. 그동안 희귀 피부암을 겪고 계셨다니. 전혀 알지 못했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 하지만 신영복 선생님은 내 삶에 깊이 관여해 계셨다. 그분의 글을 언제 처음 접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그분의 글과 말과 삶은 나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선생님의 글은 방황하고 불안해하는 내 생각과 마음을 붙잡아 주셨고 또한 나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을 가리켜보여 주셨다. 꼭 한번이라도 뵙고 싶었기에 몇 해 전, 서강대에서 열렸던 선생님 특강에 찾아갔었는데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다. 

 

우연히 누군가 신영복 선생님을 애도하며 남긴 글을 보았다. 그분은 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날카로움과 명확함을 늘 느껴왔는데, 직접 뵌 선생님의 모습은 그렇게 인자하고 조용하고 차분하실 수 없었다며, 커다란 별이 진 것에 대한 슬픔을 토로하셨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멀찌감치 뵌 것이 전부였지만 내가 만났던 신영복 선생님의 모습도 그러했다. 

 

 

어렵고 난해하게만 여겨졌던 ‘동양고전’에 관심을 갖게 했던 분, 당신의 글의 깊이와 문체와 성찰은 늘 나에게 자극이 되어주었다. 당신의 마지막 책 <담론>의 반 페이지가 아직도 내 손에 들려있는데, 그렇게 홀연히 그분은 떠나셨다. 수많은 희망의 꽃을 피우고 그는 그렇게 잠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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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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