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8일 금요일
"입장과 의견을 가지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특히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입장과 의견 없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은 지루하고 무의미하니까. 그러나 그 의견이 사실에 바탕하지 않았거나 진실과 거리가 있을 때, 확신이 제공한 허구일 뿐일 때 그 의견은 단지 확증편향의 다른 이름이므로 폐기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승우, <고요한 읽기>)
어제 사람들의 신념과 확신에 대한 글을 썼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신념과 확신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개인의 기질에 관한 것이다. 나는 자기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부럽다. 난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친구 가운데 나를 그렇게 보지 않는 이도 있다. 하지만 내가 오랫동안 봐왔던 나는 자기 의견을 말하기보다 주로 따르는 쪽에 가까웠다. 언젠가 존경하는 선생님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는 자기 입장과 의견을 갖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을 덧붙이셨는데 자기 의견이 틀린 걸 알았을 경우 그것에서 용기 있게 돌아서면 된다고 하셨다. 이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아간다.
나는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선생님께 그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해가 흘렀다. 다시 묻는다. 그럼 이제 내게 입장과 의견이 생겼는가. 사람들에게 반대 의견을 듣기 두려워 여전히 단순한 사실만 나열하여 사람들에게 지루함과 무의미함만 주고 있진 않은가. 돌아볼 일이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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