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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에세이] 가을 속 지기춘풍 가을이네, 은행이 걷는 길목마다 가득차 있는 가을이다. 일찍 해가 지기에 일찍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떠나는 그런 계절이다. 그래, 머리도 많이 빠지는 그런 가을이다. 가을이란 단어를 메모장 검색란에 쳐본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 ‘대인춘풍 지기추상’에 관한 짧은 각주가 검색된다. 선생님은 이 붓글씨에 관해 설명하시길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게 하고, 반면에 자기를 갖기는 추상같이 엄격해야한다 하신다. ‘자신을 다룸에 엄격해야 한다’ 이 말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자신에겐 엄격하며 동시에 남에겐 관대한 것이 가능한 일이긴 하려나. 대인춘풍 지기추상이란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닐 텐데, 그렇다면 그 일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엄격이란 말은 왠지 정이 가질 않는다. 엄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 더보기
[에세이] 빈자리 또 사랑 얘기인가? 그 사랑 얘기가 맞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 노래를 듣고 사랑이 담긴 시와 사랑에 대한 글을 읽는 건, 그 안에서 사랑하는 혹 사랑했던 '나'와 마주치기 때문이다. 난 적어도 수많은 설교가들보다 수많은 작사가와 시인을 더 존경한다. 그들은 짧은 문장과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제목으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그들의 가슴과 언어를 배우고 싶다. 엊그제 어머니께 전화를 받았다.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신다. 결혼식 다녀오던 길. 식당에서 내려오시다 빗길에 넘어지셨는데 짚던 손목이 부러지셨다고 하셨다. 가슴이 덜컹했지만 놀란 티를 감췄다. 나보다 더 놀라셨을 어머니 때문에. 수술하는 시간에 맞춰 올 수 없어서 다음 날 이른 시간 차표를 끊어 동해로 향했다. ​​​​아버지도 일을 하셔야 했기 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