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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에세이] 걷는 게 좋다 걷는 게 참 좋다. 대체 걷는 게 뭐가 좋은 거지? 어제 나만큼 걷는 걸 좋아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두세 번 다녀왔고 최근 입국한 까미노계의 요정은 1200Km를 걷고 왔단다. 존경한다. 사실 나는 면허가 있지만 운전할 기회가 없어왔고 무엇보다 운전에 대한 매력을 못 느꼈던 터라 모든 여행은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러한 삶의 방식이 까미노까지 이어졌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걷는다는 것의 의미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게 어렵다고 느낀다. 걷는 행위에 대한 정의 가운데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걷는다는 건 나누어진 땅을 깁는 행위라는 말이었다. 까미노를 걸으며 스페인 북부의 마을을 두 발로 잇긴 했지만 그러한 연결고리가 나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더보기
[에세이] 걷는다는 건 흔히 사람들은 '글자를 발로 썼냐'며 놀리곤 한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발로 쓴 글이 얼마나 아름답고 정직한 지를 말이다. 울림이 있는 말,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글은 그 사람의 발이 닿았던 현장의 언어들이 아니었는가? 두 발로 걷는다는 건 그저 시간 때우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스승님께서는 걷기란 나뉘고 분열된 땅 혹은 세상을 두 발로 잇는 행위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걷고 또 걷나 보다. 나뉘고 분열된 자아를 다시 찾기 위해, 세상이 하나의 공동체였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 무릎의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일상에 틈을 내 걷고 싶다. 그래서 길 없는 그 어딘가에 새로운 길 하나 내고 가면 잘 산 인생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