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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에세이] 두 갈래의 길, 추상력-상상력 두 갈래의 길. 사람에게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한 길은 성실과 근면의 길이다. 이 길을 걷는 이들은 힘이 있다. 정해진 길을 걷되 크게 벗어나는 일이 없다. 도덕은 주로 이들의 편이다. 다른 한 길은 게으름과 망설임의 길이다. 이 길을 걷는 자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경쟁에서 주로 뒤처지는 것처럼 보이고 잠잠히 있다가 크게 사고를 치기도 한다. 예술은 주로 이들의 편이다. 가까이 있는 벗들을 떠올려본다. 그들은 성실하며 근면하다. 힘 있게 자신의 길을 간다. 시간은 그들의 편이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빈 틈 없이 메운다. 그래서 삶이 탄탄한 편이다. 자신을 타자화시켜 본다. 그는 자주 게으르고 판단이 더디다. 많은 것을 고려한다. 주저함이 많다. 시간이 많다 하여 알차게 채우지 않는다. 삶은 .. 더보기
[에세이] 영화 속 주인공의 삶 ​ ​​ ​ ​ ​ 대림절 세 번째 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김밥 두 줄을 사다 먹으며 영화 한편을 틀었습니다. 영화나 소설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복선 같은 상징들을 넣어두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관객과 독자는 그 부분들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잘 집어내곤 합니다. 성서의 가르침도 그렇고 민주주의의 의미도 그러하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중한 가치와 또 서로 비교할 수 없는 자기만의 의미를 지닙니다. 풀어 말해보면, 각 사람은 자신의 삶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이라는 말일테지요. ​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은 정말 다양합니다. 비슷하긴 하나 같은 설정은 드뭅니다. 그러하기에 내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은 결국 나를 통해서만 해석이 가능합니다. 나에게로 와서 부딪힌(나에게 다가온) 일.. 더보기
[에세이] 나는 왜 신혼부부의 행복 속에서 고독을 느낀 건 나 뿐이었을까, 모르겠다. 어둠이 깊게 드리워진 밤, 책을 펼치다 솟구쳐 오르는 서러움과 고독 속에 나는 혼자 있었다. 책 속의 글씨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세상에 나 홀로 있었다. 서른의 시작 점에, 다들 자신의 꿈을 향해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갈 때, 나는 그들을 조롱하듯 돌아서서 뒤를 향해 비틀비틀 걸어간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고 어째서 이 길을 걷고 있는가. 하늘이 행복하라고 보낸 이 땅에서 나는 불행을 자초하며 사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이 마음, 하늘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당신을 신뢰하기 어렵고 좋은 것을 주실 거라 믿어지지 않는다. 불경해 보여도 어쩔 수 없음을. 한 시인은 그랬다지. '사람도 바쁜 마음을 멈추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