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세 번째 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김밥 두 줄을 사다 먹으며 영화 한편을 틀었습니다. 영화나 소설은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복선 같은 상징들을 넣어두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관객과 독자는 그 부분들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잘 집어내곤 합니다. 성서의 가르침도 그렇고 민주주의의 의미도 그러하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중한 가치와 또 서로 비교할 수 없는 자기만의 의미를 지닙니다. 풀어 말해보면, 각 사람은 자신의 삶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이라는 말일테지요.
영화 속 주인공의 삶은 정말 다양합니다. 비슷하긴 하나 같은 설정은 드뭅니다. 그러하기에 내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은 결국 나를 통해서만 해석이 가능합니다.
나에게로 와서 부딪힌(나에게 다가온) 일들을 떠올려 봅니다. 스치듯 나와 마주쳤던 사람들과 커피 한잔을 하며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들, 현재 내가 있는 지금 이 자리와 위치, 내가 읽었던 책과 내가 썼던 글들 그리고 나의 고민과 문제로 여겨지는 그 외의 모든 일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났고 이별이라는 이름으로 헤어진 모든 연인들까지.
결국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은 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고, 오직 나만 해석이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모든 일을 해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그저 나에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을 보며 '왜'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고민해 보면 좋을 거 같았습니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 내게 발생한 모든 감정은 곧 나를 구성하는 일련의 사건, 즉 신의 호흡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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