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스토르가

<산티아고 에세이> Day 24. 내 안에 입력된 채널 편성표 Day 24. 내 안에 입력된 채널 편성표 아스토르가(Astorga) – 폰세바돈(Foncebadon) : 7시간 (28Km) 잠시 스친 인연이 있다. 그녀들은 대전에서 왔는데, 두 사람은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낸 절친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산 세바스타안(San Sebastián)으로 떠난 현정이와 지혜, 오늘 함께 걸을 혜영이와 지영이 그리고 잠깐 마주친 몇몇 순례자들도 절친끼리 까미노에 왔다고 했다. 산티아고에 오는 목적은 여러 가지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친한 친구들끼리 함께 걷고 싶은 버킷 리스트도 포함인가 보다. 하지만 이곳에서 자주 경험하듯, 절친이 아닌 새로운 멤버와 함께 걷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 그녀들과 서로 어색한 듯 아닌 듯 자기만의 가면을 쓰고,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3. 절박함이 만들어낸 해결책 Day 23. 절박함이 만들어낸 해결책 산 마르틴 델 카미노(san martin del camino) – 아스토르가(Astorga) : 5시간 (24.7Km) 오늘은 아스토르가에 일찍 도착해야만 한다. 며칠 전, 잘못 인출된 돈을 되찾기 위해서다. 사정은 이러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현금이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오랜 순례 기간에 사용할 현금을 모두 뽑아 다닐 순 없기에 필요에 따라,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찾아서 다닌다. 며칠 전, 바닥난 현금을 충당하기 위해 ATM기로 향했고, 돈을 찾으려는 과정이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스페인어 몇 마디가 뜨더니 인출에 실패했던 금액이 통장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가끔 유럽 여행자들이 겪게 되는 일이라고 하던데, 그 일이 내 눈앞에서 발생한 것이다.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