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란

<산티아고 에세이> 왜 산티아고에서 돌아왔나? 1. 왜 산티아고에서 돌아왔나? 프롤로그에서의 첫 질문은 “왜 산티아고로 떠났나?”였다. 그래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의미로 “왜 산티아고에서 돌아왔나?”라는 질문에 답하며 서른세 개의 에세이를 마무리하려 한다. 그런데 막상 질문을 적고 보니 답은 너무도 간단했다. 왜 돌아왔냐고? 왕복 티켓을 끊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답하고 끝낼 수는 없는 법, 방금의 질문에 무게를 실어 볼까 한다. 일상에서 떠나,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는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순례 에세이 중 몇 번 인용하기도 했지만, 신영복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볼까 한다. 그는 여행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라며, 궁극적 목표는 여행의 마음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은 떠나고 만나고 돌아오.. 더보기
[에세이] 혼자 떠나는 여행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나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와 시안으로 데려갔던 감각과 즐거움이 되살아났었다. 그때 나는 혼자서 하는 여행이 만남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영혼들은 서로를 어루만지고, 우정(우정은 일시적이지만, 어쩌면 일시적이기 때문에 여행에 동력을 불어넣는 연료가 될 수 있다)이 샘솟는 이 순간이 좋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 효형출판 일흔이 훌쩍 넘은 노인 ‘베르나르’가 리옹에서 이스탄불까지 걷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작년 생각이 났다. 지난 해 5월, 난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본적 없는 미지의 땅을 걷고 있었다. 여행 혹은 순례 준비를 하며 함께 떠날 파트너가 떠오르진 않았지만 당시 그것보다 나를 더 사로잡고 있었던 건 이 모든 일을 홀로 감당해 보고자 하는 의지였다. 그.. 더보기
[에세이] 여행이란 “관상이란 낯익은 것들을 낯선 눈으로 다시 보는 데서 발생한다. 이를 위해 때때로 우린 일상을 벗어나 있을 필요가 있는데,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서다. 도시에 살 때 특별하지 않았던 사소한 사물마저도 시골에 와서 살다보면 아련한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기도 한다.” ‘서울이 맞나?’ 가끔 어떤 지하철역에 내리면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서울의 모든 역을 가 본 건 아니지만 어떤 지하철은 내리면 꼭 서울이 아닌 듯 한 느낌을 준다. 다른 역에 비해 유동인구가 적거나 시야가 트여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 그런 역에 가만히 서 있자니 낯선 동네에 와 있는 기분이다. 막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온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 순례의 여운을 가슴 가득 채워온 그녀는 더 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해야 할 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