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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에세이] 슬픔의 힘 간밤, 우연히 보보의 를 듣게 됐다. 아니, 본 게 맞는 것 같다. 뮤비에는 故 이은주 씨가 등장했고, 90년대 감수성답게 짧은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노래 가사와 그녀의 연기력에 잠시 감탄을 하다가 그녀의 이력이 궁금해 검색해보았다. 은주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25살이었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던 그녀는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그 우울이라는 병이 자신을 죽음에까지 내몰 위험한 병인지 몰랐다고 그녀는 유서를 통해 말했다. 그 우울증이 언제, 어디서 온 건지 그녀의 몇 마디 말과 유서를 통해 추측할 뿐이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로 그 우울감이 시작됐는지 어느 누구도 알 길이 없다. 본인도 몰랐겠지. 그리고 결과는 .. 더보기
[에세이] '애도'와 '우울' "프로이트는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에서 비롯되는 두 가지 감정을 '애도'와 '우울'로 요약했다. 물론 이 상실에는 죽음만이 아니라 이별 그리고 이상을 잃는 것도 포함된다. 어느 경우가 되었거나 '상실'은 근원적 체험이기에 좌절과 절망 혹은 깊은 원망의 감정에 사로잡힐 수 있다. '애도'의 시간이야말로 정화의 시간이고,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다.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한 사람은 그 부재의 충격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한다. 상실에 대한 두 번째 반응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상실한 대상과 자신을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여 대상의 상실을 자아의 상실로 전환하는 이들에게서 나타난다. 그들은 '모든 게 내탓'이라고 자책한다. 그리고 자책의 늪 속에 잠겨든 채 타자들과 소통하기를 거부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