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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에세이] 삶의 현존 얼마 전, 평생 남의 빨래를 하며 살아야 하는 도비왈라에 대한 생각을 기록했었다. 당시 나는 그들의 삶이 고달프고 억울해 보인다는 이유로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 마치 어떤 거룩한 정의감에 사로잡힌 듯 말이다. 그러나 인도의 예수회 신부인 앤소니 드 멜로(토니)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 관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콜카타에서 만난 한 인력거꾼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인력거를 끌기 시작하면 이 가난한 사람들은 10년에서 12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결핵 때문이다. 그 인력거꾼은 두개골을 고작 10달러 정도에 매매하는 불법 행위 단체에게 죽음 이후 삶마저 넘겨준 상태였다. 더구나 그에게는 아내와 자식도 있었다. 토니는 그에게 “당신의 미래와 자식들의 미래에 대해 실망스럽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더보기
[에세이] 슬픔의 가치 인도 여행 프로그램을 보다 어떤 분노와 슬픔에 사로 잡혔다. 네 개의 층위로 구성된 카스트 제도 신분에 속하지 못한 또 하나의 계급, 지워진 존재 '불가촉천민.' 프로그램엔 두 명의 여행자가 불가촉천민으로써 빨래를 직업으로 하는 ‘도비왈라(Dhobiwala)’와 만나는 장면이 등장한다. 도비왈라는 오랜 관습으로 대를 이어 빨래만 해야 한다. 평생. 다른 일을 하고 싶으면 자격증과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데, 문명이 주는 혜택의 그늘 속에 사는 천민들이 재능을 발견하거나 자격증을 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그들은 벗어날 수 없는 제도의 굴레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산다. 인도의 견고한 신분 사회 때문에 분노했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올 수 없는 불가촉천민들의 삶 때문에 슬펐다. 물론 그들 스스로 자신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