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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쓰임 Note] 내 고백이 있는가?

20170827 쓰임교회 주일설교

 

내 고백이 있는가? 

 

<마태복음 16장 13-20절>

 

13. 예수께서 빌립보의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하느냐?"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가운데에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5.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

17.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시몬 바요나야, 너는 복이 있다. 너에게 이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다.

18. 나도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 죽음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내가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20.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엄명하시기를, 자기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Lumix gx9 / 20mm]

영적인 민감함

 

빛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이 이곳에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처서 때문이었을까요? 최근 비가 자주 오락가락하더니 더위가 주춤했습니다. 물론 어제와 오늘 태양은 다시 강렬해졌지만 이번 비로 가을이 곧 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번 비가 티베트에서 발생한 기상이온 때문이라는 기사를 보긴 했지만 그래도 계절은 끊임없이 돌고 돌아 다시 우리에게 새로움을 전해줄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절 변화가 늘 동일하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 필요가 있겠지요. 방금 말씀드린 기상이온이과 같은 지구 온난화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제가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하나님께서 관심 갖는 ‘생명’이라는 것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식물을 포함합니다. 지구의 모든 에너지 자원까지도 포함하는 것입니다. 영적인 민감함은 일상에서부터 시작해 사회와 국가, 전 세계의 흐름을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빌립보 가이사랴

 

오늘 마태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은 빌립보의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렀습니다. 이 빌립보의 가이사랴 지방은 예수가 살던 당시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던 헤롯 안티파스가 로마의 황제인 가이사 아우구스투스에게 헌정했던 항구 도시와는 다른 곳입니다. 이곳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헤롯 대왕에게 하사한 도시였으며 헬라, 로마 문명의 중심지로 대부분 이방인이 거주했습니다. 후에 헤롯 빌립 2세가 도시를 새롭게 정비하고 황제를 기린다하여 ‘가이사랴’로 불렀고 지중해 연안의 항구 도시인 ‘가이사랴’와 구분하기 위해 빌립(빌립보)을 붙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문명이 발달한 도시에서 예수와 제자들이 오늘과 같은 이야기를 나눈 건 굉장히 의미 있어 보입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해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묻습니다. 제자들은 이에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가운데에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자 이번엔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해 직접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은 순간 멍했을 것입니다. 평소 우리가 한 번도 정리해보지 않은 사실을 말하려고 할 때는 생각할 시간을 필요합니다. 성경에는 그런 시간을 묘사하진 않았지만 아마 잠시 정적이 흘렀을 것입니다. 

 

이 적막을 깨고 누군가 이야기를 합니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 이 말을 한 자는 시몬 베드로였습니다. 이러한 대답을 들은 예수는 베드로를 향해 조금 은 긴 말씀을 전합니다. “너는 복이 있다. 너에게 이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다. 나도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 죽음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를 향한 진심어린 고백으로 인해 엄청난 축복을 약속으로 받게 됩니다. 

 

내가 믿는 예수는 

 

사실 오늘 본문에서 시몬 베드로가 예수를 무엇이라 고백했는지도 중요하고 또 고백한 베드로를 향해 예수께서 어떤 축복의 말씀을 하셨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의 중심은 예수가 제자들을 향해 던진 질문, 즉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에 두고 싶습니다. 이 질문에 스스로가 어떤 대답을 하느냐가 신앙의 기로, 방향성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지난번에도 한번 말씀드리긴 했습니다만 어쩌면 우리는 내가 만난 예수가 아니라 누군가가 전해준 예수를 믿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자 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인식하진 못할지라도 그러한 믿음생활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신앙의 선조가 전해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예수라는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살았을 것입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는 한번 멈춰 서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내가 믿는 예수는 나의 고백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고백인지 말입니다. 

 

자기고백은 왜 중요한가?

 

자기 고백이 왜 중요한가를 생각해 볼 글귀가 있습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의 책을 인용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구원받았다고 자랑하는 이들은 많지만 삶이 고백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 또한 많다. 신앙생활이란 고백과 삶 사이의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이다. 그 불화와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보지만 몸과 마음에 밴 아비투스는 좀처럼 극복되지 않는다. '마음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구나.' 하신 말씀을 실감하며 산다. 

 

몸과 마음에 밴 습속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몸이 먼저 회개해야 한다. 영혼의 둔감함은 몸의 굼뜸과도 연결된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자기가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묵묵히 감당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위계질서의 보이지 않는 강요 때문에 마지못해 하는 일은 마음에 그림자를 남긴다. 반면 스스로 선택하여 하는 일은 기쁨을 남긴다.” (김기석, <아슬아슬한 희망>, 꽃자리, p.261-262) 

 

사랑하는 쓰임교회 공동체 여러분. 시몬 베드로가 예수께 들은 축복의 말은 어쩌면 그의 고백의 내용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의 진솔한 내용 때문일 수 있습니다. 베드로가 말한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말은 당시 예수를 경험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표현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시몬 베드로의 고백은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고백이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베드로가 예수께 칭찬을 받은 건 다른 이유 때문 아니었을까요? 

 

이러한 생각을 하다 자기고백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기고백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상황을 넘어서 스스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더 나아가 궂은일마저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발적인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이 바로 자기고백에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실수도 했지만 정직한 자기고백의 발견으로 그는 여러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러한 고백이 없었던 것에 관해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라도 해나가는 겁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 우리가 이 자리에 모였고 그것을 깨닫기 위해 우리가 기도하는 것입니다. 자기고백을 완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기도하고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몸에 밴 아비투스(Habitus,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가 제창한 개념으로 일정하게 구조화된 개인의 성향체계를 말함. 즉, 아비투스란 개인의 문화적인 취향과 소비의 근간이 되는 '성향'을 의미하는 말이며 타고난 천성과 기질을 의미하는 말이 아님)를 극복하기 위해서 직접적인 경험들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이러한 지난한 여정 위에 성령께서 함께 하실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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