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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쓰임 Note] 모든 것이 그분을 만날 기회다

20170820 쓰임교회 주일설교

 

모든 것이 그분을 만날 기회다

 

<로마서 11장 29-32절>

 

29.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마운 선물과 부르심은 철회되지 않습니다.

30. 전에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던 여러분이, 이제 이스라엘 사람의 불순종 때문에 하나님의 자비를 입게 되었습니다.  

31. 이와 같이, 지금은 순종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여러분이 받은 그 자비를 보고 회개하여, 마침내는 자비하심을 입게 될 것입니다.

32.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않는 상태에 가두신 것은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것입니다.

 

 

세상의 아픔에 질문하기

 

빛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이 이곳에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이번 주 또 가슴 아픈 소식이 우리에게 들렸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차량 테러로 13명이 숨지고 120명 가량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부상자 중 15명은 위독한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우리는 하늘을 향해 무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희생자와 그 유가족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있길 바랍니다. 

 

우리는 이러한 아픔 앞에 충분히 슬퍼해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은 냉정한 듯, 차분히 이런 일의 반복을 지켜봐야 합니다. 단정 짓기 보다는 고민의 시간을 길게 갖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무엇이 사람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는지, 왜 누군가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 또 우리의 모습 속에는 그런 성향이 없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이런 일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께 묻기도 해야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하시는 질문도 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여정 위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로마 성도의 자비는 이스라엘 백성 덕분이다?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말씀은 로마서 11장입니다. 본문은 로마의 성도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을 서로 비교하고 있습니다. 먼저 29절에서 바울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당신들을 향한 하나님의 선물과 부르심은 철회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나님의 선물’은 아마 구원일 것이고 ‘부르심’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축복의 시간을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30절부터 바울은 좀 이색적인 비교를 통해 로마의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 이색적인 비교가 무엇입니까? 로마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자비를 입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순종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자비를 입은 이유가 단지 비교 대상의 불순종 때문이라니. 뭔가 거저 받은 축복인 것 같지만 거림직한 것이 남습니다. 

 

하지만 더 재밌는 사실은 31절에 나옵니다. 이번에 바울은 이스라엘 백성들도 다시 하나님의 자비를 입게 되는데 그 이유가 로마교회 성도들이 받은 자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로마의 성도들이 하나님께 받은 자비를 보고 회개하여 마침내 그들 또한 하나님의 자비를 입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마무리하며 바울은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않은 상태에 가두신 것은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려는 이유에서라고 말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다양한 길

 

사실 오늘 본문을 정직하게 바라보면 볼수록 이야기를 풀어가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고민을 했습니다. 바울은 무엇을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유명한 책이죠.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국의 월든이라는 숲에서 생활을 했던 그는 낚싯대를 들고 호수로 나간 사람을 비유삼아 어떠한 기회도 버릴 것이 없음을 이야기 했습니다. “대체로 그들은 긴 줄에 꿸 만큼 많은 물고기를 낚지 않으면 운이 없거나 시간 낭비만 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내 호수를 바라볼 기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낚시질의 불순물이 가라앉고 그 목적이 순수해지기까지 그들은 아마 천 번쯤은 낚시질을 가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정화 작업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p320) 

 

사람은 낚시를 하러 가면 단지 물고기를 잡고 못 잡고에만 의미를 둡니다. 단지 목적이 뚜렷해서였을까요? 아니면 마땅히 보고 느껴야 할 것을 알아차리지 못해서였을까요? 소로우는 호수를 바라볼 기회 다시 말해 생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눈앞에 두고도 그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글쎄요. 이 말과 오늘 본문이 어떠한 연관이 있나 싶으실 겁니다. 저에게 오늘 본문은 이렇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사람이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말입니다. 나의 작은 움직임이 누군가의 삶에 거대한 풍랑을 가져올 수 도 있음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 말을 좀 더 큰 그릇에 담아본다면 이런 말도 되지 않을까요? “하나님 앞에서는 모든 것이 그분을 만날 기회이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은 경계가 없다

 

사랑하는 쓰임교회 공동체 여러분.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일을 경험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일로 볼 수 있겠지요. 우리는 다양하게 발생한 일 앞에서 이런저런 판단을 내립니다. 아 좋구나, 참 힘들다,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너무 슬프다 등등. 그런데 사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길은 경계가 없습니다. 삶의 어떠한 일도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과정과 무관한 것은 없습니다. 선택받은 백성이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순종마저 로마의 성도들이 하나님의 자비를 경험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 혹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적어도 인간관계에 있어서 거리는 무의미해 보입니다. 

 

모든 기회를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기회로 삼으십시오. 그렇게 삶을 바라볼 때 힘겨운 일상일지라도 그 틈에 깃든 주님의 은총을 발견할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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